나의 이야기

그'그리움은 사치일까...

라금덕 2012. 3. 18. 16:22

점심밥을 굶다.

이러저러한 생각을 놓치니까 점심밥 먹을 때를 놓치는 걸까.

밥을 굶는 것은,  점심밥을 굶어야하는 것은 습관일까,  양심의 귀결인가...

돈을 내고 천역덕스럽게 거나하게 앉아서 무엇인가 꾸역꾸역 입안에 넣어야만 하는 것은 

죄일까... 양심적으로...

은행잔고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점심밥 챙기기에도 역부족이지만, 

선뜻 불경한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먹을 것 다 챙겨먹고 언제 그 '그리움' 다 채우나...

버스를 타고 얼핏설핏  졸다가 옆자리에 누군가 앉는다. 짧은 사이 설핏 눈을 뜨고

옆자리에 앉은 '한 여자'를 바라다본다.

어제 고대로 손끝에 닿았던 '그사람'의 옷가지 색깔이 눈에 차온다.

체머리 돌리듯이 이내 고개를 돌리고 만다.

'그사람'의 환영이었다.  옆에 앉은 사람은 어린 남자아이였다.

나는 '그사람'의 환영까지도 본다.  '그사람'의 그리움이 묻어난 절절한 환영을 본 것이다.

'사랑의 기쁨!'

세상 모두가 '그사람'의 환상적인 환영으로 덮여 버렸다.

'그사람'은 나의 우주가 되어 버렸다.

어찌 할려고......

이대로 한 발자국도 옮겨놓지 못하고 말지...

손을 벌려 어찌해도 '그곳'으로 나를 옮겨 놓을런지...

내마음속의, 아니 그 마음 속에 잔뜩 도사린 나의 진실은 무엇일까...

아무 것도 해낼 수 없는 허름하기 짝이 없는 냉혹한 현실은 

결국은 사치일까...

어찌 할려고...

손을 벌려 '그곳'에 가야만 하나... 

이 '그리움'조차 사치일까...

점심밥을 굶는다치고, 버스타고, 전차타고 다니지만,

가슴 미어터지고, 목 메이는 '그사람' 향한,

절절매는 그 '그리움'은 사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