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게 '사랑'일까...
라금덕
2012. 3. 26. 01:23
그게 사랑이라면, 달게 받겠다고
불끈 자처하고 나섰다.
아무런 대책도 미처 가지지 못한 채...
'그게 사랑일까...'
가까스로 만나서 coffee 함께 마시고,
견디고 견뎌내다 어느 날 문득,
예정되지 않는 순간에 손 부여잡고...
'그게 사랑일까...'
......
결코... 뜻하지 않은 우스꽝스러운 양심적인 생각이
꽈리를 틀고서, 자리를 잡고서,
구석구석 나의 세포 마디마디에 핏줄처럼 박힌 '그생각'을 밀어내려고 벼르면서
무슨 음모를 궁리한다.
죽어도 안되는데...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도 안되는데...
'그사람'은, 그'사랑'은 죽어도 안되는데...
뱁새는 황새에게 바라는 게 있는 것일까...
그 바라는 것까지도 순정한 '사랑'일까...
(거울을 들여다 본다.) 생각에 족한 얼굴은 아니다.
진정코 내게는 생각에 만족한 얼굴은 없다.
생각이, 생각같은 미련한 음모가 어쩌면 혼탁한 나를 양심적이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손끝이 닿지 않는 먹먹함이란...
눈앞에 '그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 휘황찬란한 '현존'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랄까... 눈돌린 저 쪽, 아무 말없이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가, 나뭇잎이 색을 아직 바꾸지 않고 서 있다.
무참한 시간의 흐름에 무작정 등떠밀려진 것은 아니라고 그나마 위안과 위로를
반복한다.
나뭇잎에 얽힌,
멈추어진 그 순간이, 멈추어진 듯한 그 순간의 정지된 이어짐이,
한 번이라도 '그사람' 더 마주 대할 수 있다는 용기를 추켜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