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과 우울
라금덕
2012. 3. 29. 16:45
가을은,
가을은 몸살나는 그 가을은,
왜 쓸쓸함이 손짓도 않는데,
괜스레 저 만치서 저 혼자 아는체 하며,
손을 흔들며 우울처럼 달겨들기만 할까...
우울은,
가을과 "음량"이, "음속"이 닮아서일까...
안개는,
안개는 어찌 설명하고,
가을잎의 그 허황한 소리없음은,
어찌 그토록 가슴저미게 할까...
도대체,
어쩌라고 이 노릇을...
하도 고운 '그사람'의 부재는,
(하물며) 목소리마저의 부재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음의 구태의연함이 전혀 아니다.
'공동'의 허망함을 챙기고,
정신의 불가항력이,
숨쉬고, 밥 먹고, 손을 씻어대는,
그 일상의 인간됨을 부끄럽게 한다.
'그사람'의 부재는,
절대적이다 못해 삶의,
그리고 생활의 정반대에 서 있다.
......
('공동':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굴.
아무 것도 없이 텅 빈 큰 골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