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느) 사랑이야기
라금덕
2012. 2. 21. 01:32
부제: "바람맞다."
새벽녘(식전 댓바람에),
첫 차는 무려 오전 5시 30분이랬다. (그첫 차시간에 어떻게 맞추었을까...)
그것도 늦은 잠자리에서 (go to bed),
거의 매시간즈음 베개밑에 넣어둔 시계를 확인하고서야. (첫 차시간에 맞추었다.)
기어이,
첫 차를 타고 빽빽한 사람들사이에서 유독 죽음과도 같은 숨이 멎을듯한 외로움을
견뎌내어야만 했다.
가도 가도... (기찻길따라) 흐릿한 시야는 천지분간이 어려웠다.
더디고 더디게... "여명"은 느릿느릿했다. (뒤이어서, 차례차례)
'는적는적' 해는 떠올라오고 있었겠다. (다행히도)
아니, (해는 떠올라오고) 있어더랬다.
그 '그리움' 숨겨둔 저 쪽 먼 산너머로부터...
조심스레 살얼음판을 걷듯이, 기차표가 정해준 '그곳'에 역시 오전 이른 시간즈음에 다달았고,
한껏, 숨까지 몰아쉬고서 나의 (무분별한) 일방적인 도착을 알려준다..
......
고스란히 (닿을 수 없는) 불행은 원기왕성한 그림자처럼
좀체로 소리소문도없이 바짝 따라붙었었고,
그 '그리움'은 어디에도 닿지 못했다.
무분별함의 탓으로 슬그머니 위안을 삼는다.
절박한 희망만이 겨우 끊어질 듯한 숨통을 돌려놓는다.
다시 되짚는다. 공중에 지폐자락만 나부끼고......
가슴에 지그재그로 깊게 패인 자국을 부여잡고
바람 등지고 되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