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사람'은 어디에...

라금덕 2012. 4. 10. 00:26

배겨낼 수 없어서...

안으로만 구겨 넣는 그 '그리움'이란...

"소리도 없이 기척도 없이"  떠밀려 오는 파도처럼,

큼지막한 슬픔이 가슴을 온통 잠기고도 가득 채워버린다.

마지못해, "아얏!" 소리도 채 내지 못하고,

그 '그리움'에 마음과 몸은 허물어진다.

그저 그 '그리움'에 내처 다 맡길 수 밖에 달리 힘이 없다.

'그사람' 손 부여잡고서 어디로 가자고 입 밖에 내어보지도 못하고...

결국,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신음소리가 흘러내린다.

가슴 속은 숯덩이처럼 타들어 간다.

들끓는 열정이, 발만 동동구르는 분노가 어우러져서...

그 '그리움'은 들끓음과 분노 속에서도 철철 넘치고 있다.

머리에 이은 아낙네의 물동이의 물이 발걸음 옮길 적마다,

처벅처벅 흘러 넘치듯이,

언제나 숨소리처럼 그리 흘러내린다.

넘치고 넘쳐나는 그 '그리움'은 차마,

어찌할 수 없는 먹먹함만 강요한다.

그 휘황찬란한 '그사람의 현존'은 막연하게 멀리 떨어진 곳에...

"얇은 막이 낀 것처럼 막연하게 멀리 떨어진 곳에..."

신음소리는 그렇게 여지없이 흘러내린다.

눈물처럼, 빗소리처럼...

신음소리는,

졸졸졸... 소리내며 끝없이 밑으로만 밑으로만... 흘러내려야 하는 시냇물처럼,

빗방울에 부딪혀 아픈 통증이라서 그런지,

사람의 눈물처럼,  굵은 눈물방울처럼,

빗방울은 창문 유리창 타고서 쉼없이 줄줄 흘러내린다.

신음은 흘러내린다.

아낙네의 물동이에서 철버덕철버덕 흘러 치마 끝 은근슬쩍  보이는 다리까지 적시듯,

 그 '그리움'은 저 쪽 먼 산도 모자라서,

가슴을 지나 는적는적 허파를 타고서  폐부 깊숙이 흘러내려 각자의 핏줄의 흐름에 스며든다.

그런 눈물방울이 눈에는 꼿꼿이 맺혀져 있고,

언제나 두 손 벌리고 입만 벌리고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사람'은 어디에...

그 환희 그득한,     '그사람의 현존'은 어디에...

내 그리움은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