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과 이후
군불 때는 흙담집 구들장 사이로 송골송골 새어 비집고 나오는,
그런 뽀얀 연기처럼,
잔잔한 호수 위의 여울처럼 언제나 다가 선다.
눈도 감히 마주치지 못하는 우뚝한 휘황찬란함이,
절절히 스미어 든다.
목덜미가 스산해지는 계절이 되면,
아주 조심스레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해 보이는 coffee를 부여 안듯이,
뭉클함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내게 있어서 '그사람'이란,
도무지 가눌 수 없는 먹먹함이 절실함을 보태어 아득함 너머까지 치닫는다.
그 '그리움'은 고통이고, 슬픔일까...
이전과 이후...
'그사람' 이전과 '그사람' 이후로,
확연히 구분지어지는 생존과 운명,
그리고 인생살이의 그 여정이 거리낌없이,
뜬금없이 앞으로 나서 버렸다.
좀체,
어찌 버텨 볼 재간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보이지 않는 손처럼,
어두운 그림자 속에 파묻혀서 무시무시한 권력을 마음 껏 행사하는,
무슨 미스터리(mistery)소설처럼 그토록 그 후 부터 쉴새 없이 이어진다.
"신음섞인 탄성"
아... 하는 걷잡을 수 없는 벅찬 감격에 겨운 탄성!
아... 하는 가눌 수 없는 신음소리가 절절히 흐르고야마는 그런 교차된,
탄성이 번갈아댄다.
쉼은 없다.
감당할 수 없는 산더미같은 그만한 파도가 가슴으로... 가슴으로만,
한 가득 치닫듯이 온 몸 구석구석에... 세포 마디마디에...
절절히 박혀 버린다.
애당초 그 '그리움'은 슬픔과 고통을 이미 잠재된 채 숨기고서 앞으로 나선 것인가...
집채만한 파도처럼, 산더미만한 파도처럼 감격이,
그 '현존'의 감격이 휘몰아치고,
마치 북풍한설의 그 동토의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는 휘청거리는 모습마냥...
언제나, 끊임없이, 그리고 어김없이, 꾸준히...
울컥 치밀어 오르게 하여 쩔쩔매며 어쩔 줄 모르게만 만드는 사람아!
그 '꿈'에 마주 대할 수만 있는 그 '현존'이 손끝에 닿으면,
(기어이) 머릿 속에는 박하사탕이 있고, 숨이 저절로 넘어 간다.
"나, 이제 저기 없이는 안되거든요!"
"천둥같은 벼락같은" 하늘의 울림이 이렇지는 않았으리라. 태초에도...
아득히... 저 멀리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평선처럼,
손을 허허로이 내저어도 얇은 막이 드리워진 흐릿한 시야처럼,
좀체로 환희의 모습은 얼른 나타나지 않는 사람...
모질다... 참 모질다!
그'그리움'이... 그 '사랑'이...
'그사람'의 '그림처럼 곱고 예쁜' 모습이 참 모질다...
마음을 다지고 또... 다지고 다시 다져도,
도무지 정신이 반쯤 나가버린 공동의 공황적인 상태는,
이어지거 이어지기만 한다...
정말 어찌해야 하나...
나, 정말 어떡해야 되지...
좀체로 가눌 수 없는 먹먹한, 그리고
무한정 절실한 그 '그리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