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천연기념물, 황새인 '그사람'을,
한낱 뱁새인 내가 사로잡으려 한다.
뱁새인 나는 황새인 '그사람'의 무한한 힘에 의지하여,
천연기념물인 '그사람'을 한 순간에 사로잡으려 한다.
눈이 멀고, 가슴이 멀도록...
어느 coffee점, 한 구석에서...
어느 시인의 행복한 시구처럼,
이 공간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모두 다,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모습 뿐이다.
눈도 한시도 떼지 않고 그 사람들을 면면이 하나 씩...하나 씩 바라다 보아야만 한다.
혼자 이를 악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들끓는 숱한 그리움이 분출되지도 못한 채,
또박또박 절절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몹쓸 놈의 생각은, 일련의 생각은 쉼없이 숨소리처럼 이어지고,
부단히 끊이지 않는다.
생각이 이어짐은,
가까스로 줄 하나에 온갖 의지한 채 절벽에 매달린 참혹한 광경 - 구사일생의 참담함이다.
이어지지 않으면,
그 생각이 쉴 사이도 없이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이,
숨이 금방이라도 절명할 듯한 일종의 비극적인 상상이,
불쑥불쑥 고개를 바짝 쳐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 정말 어떡해야 하지...
뱁새인 채로 천연기념물, 황새인 '그사람' 앞에 부끄럽게 나서지 말아야 하나...
그렇게 해야만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만,
'그사람'도 편안해지고,
도무지 가눌 수 없는 그 '그리움' 말고도 ,
이 처참한 가슴앓이의 가시밭길 형국을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을 수 있는 것은,
행여 아닐까......
그 '그리움' 온통 차지하지 못하는 나의 몰골은,
생각보다 처참히 부끄럽다.
누군가 창 밖에서 창 안으로 들어선다.
생면부지인 어떤 사람에게서 '그사람'을 바라다 보아야만 한다.
혼자이고 싶지 않다.
내게 주어진 시간의 한계가, 주어진 한량이 얼마 만큼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말로써 표현해 낼 수 없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아우성치며 비어져 나오는 그 미소를 무기삼아,
'그사람'을 쳐다보고만 싶다.
나란히... 나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