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생각은 깨달음의 준말이다

라금덕 2012. 4. 12. 15:40

'그사람'은 내게,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생각에 치우쳐서 심각한 모습이 싫고,

생각에 정신 뻇겨서 혹시라도  그 '그리움'이 닳을까봐서 그런다고 한다.

그 생각마저 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 존재감을 장담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른다.

비가 오고야 마네...

참고 참아내던 그 무엇을 더 이상 견뎌내기가 힘겨웠던가, 

비가 오시네...

생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저리도 비까지 대신 오고야 마는데, 나는 그 생각을 거듭해야만 한다.

'그게 사랑이라면 달게 받겠다고...' 포효하며,

무슨 제갈량의 "출사표"처럼 거리낌없이 앞으로만 나섰던,

나는 생각을 해야만 하고,

더 이상 어느 소설 속의, 어느 시 속의 '나'처럼,

romantic하지는 않다.

생각은 이어진다...

그 romantic한 감정을 가꾸어내기 위해서도 생각은,

이어져야만 한다.

풋풋한... 천진난만한  '나의 사랑'의 romantic한 감성을 견지하기 위해서도,

불철주야 생각은 이어져야만 한다.

손 안에 coffee도 쥐어진다.

얼마 간의 사치도 감당하는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그사람'이 손끝에 닿지 않는 지금은,

별세계에 있는 '그사람'으로 인해서도 지금은,

약간의 사치라도 떨어야만 한다.

그게 사랑이라면...

......

"모든 것 다 버리고..."

온전하게 나를 맞이하고 싶다는 '그사람'의 말 한 마디가...

그럼에도,

나는 볼썽사나운 욕심과 얼토당토 않은 의구심으로,

아주 가끔씩 행패를 자행한다.  천하에 몹쓸 인간,,,

저리도 비까지 내릴라 치면,  그나마 천만다행이랄까.

무심코 저 쪽 먼 산 바라다보아야만 하는...

아주 잔뜩 머금은 슬픔어린 글썽거림 대신하여 준다고 웃어야만 하나...

'그사람' 참 모질다...

그'사랑'이 더없이 참 모질다.

아니,

말과 글도 모르는 동물이 아닌,

인간 또는 사람의 힘으로 도무지 어쩌지도,

어쩔 수도 없는 나의 사람됨이 참, 모질다.

차라리,

말과 글도 모르는 가슴만 쳐대는 인간 또는 사람이었으면 더 나았을까...

목전에 닿을락 말락하는 이 한계상황이...

어쩌면,

'그사람' 마음 하나 사로잡지 못하는 그 모진 사랑에,

나는 이리도... 지지리도 못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