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깨달음의 준말이다
'그사람'은 내게,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생각에 치우쳐서 심각한 모습이 싫고,
생각에 정신 뻇겨서 혹시라도 그 '그리움'이 닳을까봐서 그런다고 한다.
그 생각마저 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 존재감을 장담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른다.
비가 오고야 마네...
참고 참아내던 그 무엇을 더 이상 견뎌내기가 힘겨웠던가,
비가 오시네...
생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저리도 비까지 대신 오고야 마는데, 나는 그 생각을 거듭해야만 한다.
'그게 사랑이라면 달게 받겠다고...' 포효하며,
무슨 제갈량의 "출사표"처럼 거리낌없이 앞으로만 나섰던,
나는 생각을 해야만 하고,
더 이상 어느 소설 속의, 어느 시 속의 '나'처럼,
romantic하지는 않다.
생각은 이어진다...
그 romantic한 감정을 가꾸어내기 위해서도 생각은,
이어져야만 한다.
풋풋한... 천진난만한 '나의 사랑'의 romantic한 감성을 견지하기 위해서도,
불철주야 생각은 이어져야만 한다.
손 안에 coffee도 쥐어진다.
얼마 간의 사치도 감당하는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그사람'이 손끝에 닿지 않는 지금은,
별세계에 있는 '그사람'으로 인해서도 지금은,
약간의 사치라도 떨어야만 한다.
그게 사랑이라면...
......
"모든 것 다 버리고..."
온전하게 나를 맞이하고 싶다는 '그사람'의 말 한 마디가...
그럼에도,
나는 볼썽사나운 욕심과 얼토당토 않은 의구심으로,
아주 가끔씩 행패를 자행한다. 천하에 몹쓸 인간,,,
저리도 비까지 내릴라 치면, 그나마 천만다행이랄까.
무심코 저 쪽 먼 산 바라다보아야만 하는...
아주 잔뜩 머금은 슬픔어린 글썽거림 대신하여 준다고 웃어야만 하나...
'그사람' 참 모질다...
그'사랑'이 더없이 참 모질다.
아니,
말과 글도 모르는 동물이 아닌,
인간 또는 사람의 힘으로 도무지 어쩌지도,
어쩔 수도 없는 나의 사람됨이 참, 모질다.
차라리,
말과 글도 모르는 가슴만 쳐대는 인간 또는 사람이었으면 더 나았을까...
목전에 닿을락 말락하는 이 한계상황이...
어쩌면,
'그사람' 마음 하나 사로잡지 못하는 그 모진 사랑에,
나는 이리도... 지지리도 못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