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되는 그 '그리움'
글썽거리다 못해, 차마...
나도 모르게 톡톡히 배어나는 눈물이,
소리조차 맘껏 내어보지도 못하고...
'그사람'은 그런 걷잡을 수 없는 감동 뿐이다.
어찌해야 하나...
이 모진 '사랑'을......
"어쩌면 좋아"
이다지 죽을 만큼 다가오는 '그사람'의 감동을 되갚을 수는 없을까.
과연,
'그사람'을 위해서 온전히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해 줄 수 있는 것은,
나만이 유독 세상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얼토당토않은 의심스러운 불경한 마음이...
거리에 나가 서서 고래고래 소리내어 자랑하고픈 사람, 그사람!
"누구시길래" , 이처럼 가슴만 절절히 애간장 끓이는 걸까.
또, 나는 누구일까...
그림자도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검고 무거움이 드리워지는 두려움에,
역시 집채만한, 산더미만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듯하다.
동해의 일출처럼 햇살 돋아나듯이,
'그사람'과 나의 '사랑'은 찬란하게 솟구칠 수 있을까...
그 '꿈'처럼,
'그사람의 현존'이 기적처럼 앞에 다가 섰지만,
정녕 '꿈'만은 아닐런지...
그 '꿈'으로 인해,
이대로 나는 죽어 나 자빠질 것인가.
'그사람'이 나의 '소우주'에서 유일한 존재감이듯이,
'그사람'과 나 사이에 꼭 한 가지라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무엇일까...
그 '그리움' , 그 '사랑' 일까...
어줍잖은 순진한 의구심은,
두려움 섞인 의구심은 그럼에도 꼼짝없이,
입가에 군침 돌듯이 비어져 나오고야 만다.
'애물단지'인 나 말고도,
화사하고 반짝반짝 아무런 근심 걱정없는 '그사람'의 일상은,
그 주위에 온통 사람들이 쌍수를 들어 우러르고 있을 터인데...
황송하게도 왜 나일까...
"나, 이제 저기없이는 안되거든요!"
아... 아!
눈앞에서 움직이는, 세상 모든 움직이는 모든 대상이,
마치 '그사람'인줄,
오아시스(oasis) 갈망하는 목타는 신기루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절망이 앞서고,
실체가 감추어진 무대뒤의 어느 어른거리는 실루엣(silhouette)처럼,
분명하지 않은, 선명히 눈에 띄지 않은,
벼르고 벼르는 아득한 모습이, 그 대상이,
덜덜 가슴 들끓게 한다.
쏜살같이 뛰어다가가 마치 '그사람'인양,
길 가던 사람 소매 부여잡고 화들짝 돌아세워 본들 '그사람'은 아닐 터인데...
그 까마득함이란......
무슨 영화 속의 어느 장면이 그랬던가,
언젠가 몇 날 몇 일 사람들을 땅을 치며 울부짖게 했던,
방송국 앞마당의 "이산가족 찾기"가 그러했던가.
사진 달랑 손에 쥐고서,
이리 저리 누구나 소매 부여 잡고,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
언제나,
뚝하고 멀어진, '두고 온 그리움' , '남겨진 그리움'은 애절하다.
그러다 못해 숨이 넘어 갈 듯 실신해야만 한다.
죽어 나 자빠지는 그리움이란...
종잡을 수 없이 들썩들썩 어찌 이리도 회오리 바람 속의 그 무서움인가...
물에 빠져 죽을동 말동 발버둥치며 허우적거리는,
순간 순간 지극한 안타까움이,
덧칠된 극장 간판 마냥 두터워지고 만다.
'폐'가 되는 그리움인가...
'폐'가 되는 그리움으로 인해서 나는 필연코 죄인이 되는가,
그런 어거지 그리움인가...
선생님 앞에서 반성문을 쓰고,
죄가 있으면 그 죗값을 달게 받아야 하는가...
그 '그리움'은,
그 아득함은 기어이 죗값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