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월요일!

라금덕 2012. 4. 17. 01:31

월요일, 길고 긴... 고통이 숨을 다해서 이미 고통이라는 본연의 의미마저 실없이 희미해져갈 즈음,

'그사람'의 소리없는 부름이 썰렁하고 흐릿한 새벽기운을 일깨운다.

월요일 아침절...

스스로 견뎌내야만 하는 고통이 사라진 이후의 평화스러움을 진정시켜야만 했고,

평화스러움은 기어이 들끓음으로 연달아 이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올려다 본 하늘에서는 다행히 마알갛다 못해 시린 투명성으로 반기는 듯 했고,

그 햇살만이라도 내게 비쳐대지 않았으면 아무데고 털썩 주저앉아 통곡하고 싶었다.

닿을 수 없는 현존의 부재가 주는 하염없는 그리움과 뒤이어지는 고통...

내내...

몸 구석구석 꽉 들어차 있는 눈물바람은 껌껌한 방안에서 옆으로 뒤척이는 그 틈새로 슬쩍 눈물방울 지어졌다.

서러움일까... 못내 서글픔일까...

아니면, 꿈자리 속의 두려움일까...

그나마 그 꿈속에서 조차 '그사람'을 마주 닿았다고 위로하고 위로 받고 발만 동동겨렸을 뿐이다.

두려움은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온갖 사방에서 숨쉴 틈도 주지 않고 격렬하게 달겨든다.

잡았던 손 스르르... 놓치고야 마는 하늘 무너지는 안타까움인들 어쩌랴... 다만,

눈깜짝 할 사이라도 '그사람'을 손끝에 닿을 수 있었음에,

나는 겨우 안도의 한 숨 돌리고야 말았다.

쥐락펴락 전화기만 매만작거리던 끝도 없는 허황한 그 '그리움'은...

깜깜한 밤중에 잠을 자려고 누워버렸다. 자포자기...

일찍 자고 나면 월요일 아침이 재빠르게 다가설까...

무슨 영화 속의 비련의 주인공마냥,

돌아 눕는 마디마디 마다 굵은 눈물 방울 눈을 훔치고 지나가고 고대로 가슴에 뚝뚝 흘러 내렸었다.

그렇다...

전시회에서 그림을 보든,  극장에서 영화를 보든 또는 연극을 보든, 

꼼짝않고 앉아서 텔레비전 drama를 보든, 노래를 듣든, 그리고 사람을 쳐다 보든,

우리네 상정은 눈부시거나,  찬란하다거나,  감동적이거나  순간,

아! ... 하는 탄성이 반이성적으로 절로 나오고 만다.

그 여운이 어느 정도 지나치면 그 탄성의 시작은, 그 감동은 힘을 잃고 심지어 기억의 저 편으로 밀려,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눈물방울 뚝뚝 훔쳐내듯이 '그사람'의 눈부신 어여쁨은 "신음섞인 탄성" 을 자아내고,

그  감격의 빛깔이 채 바래지기도 전에 이전 보다 더하면 더 한 "신음섞인 탄성"이 꿈결처럼, 숨소리처럼 이어지고 만다.

숨이 차 올라올 만큼...

살아 있음이다. 내가 꿋꿋이 손 호호 불며, 그래도 버텨내며 살아내고 있음이다.

어쩌나... 이 노릇을...

매일매일이 월요일이었으면 그 얼마나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