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는 '그사람'에게 무엇으로 기억되는가...

라금덕 2012. 4. 27. 00:15

"큰바위 얼굴"을 눈빠지게 고대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천사는 그럴 것이다 ... 하며,  천사를 기대할 것이다.

나는,  천사는 이렇다!고 말할 수 있고,  유독 나만이 천사를 마주 대하고 있다. 눈 앞에 '그사람'이!

'사랑'과 그 '그리움'을 쫓아가며 괴롭힘을 주며 다시 인간적인 고뇌,  

'그사람'은 내게 무얼 바라는가...

어느 것 하나,  '그사람'은 부족함이 없을 듯 한데, 어쩌자고 가슴에 퍼렇게 물든 시퍼렁한 멍자국 선연한 그 '그리움'만 이어지게 하는가...

'그사람'은 내게 무얼 바라는가...

도리어,  나는 '그사람'에게 무얼 바라는가...

가슴 짓이겨진 너덜너덜한 어찌 할 바를 모르는 하도 많은 그 '그리움' 밖에는,

한 번만 더, 바로 지금 한 번만 더 손끝에 닿을 수만 있다면...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그사람의 현존'을 바라고 바랠 뿐이다. 해바라기의 순진한 갈망처럼, Christmas 선물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꿈처럼, 

그리고 소원처럼 - 두 손 가지런히 모아 하늘 우러르는 소원처럼...

혹시, 그런 것은 아닐까...

나는  '그사람'에게 무얼 바라고 있고,  '그사람'은 내게 무얼 바라고 있어도 차마...

생각의 여백이 조금이라도 어긋나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제나 그 '그리움'은,

멍청한 정신 나간 희미함으로 손가락 다섯 개로 입가리고 어안이 벙벙한 채로 물끄러미 하늘만 뚫어지게 바라다 보아야만 한다.

그러다 숨이 막혀 훌러덩 나자빠지는 것은 아닐까...

그 '사랑'은, 그 '그리움'은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듯 하다.

'그사람'은 언감생심의 무한한 대상...

바람이 불고 만다.

고개를 한 쪽으로 절레절레 싫은  체하며 피해 본다.  아니, 결국 손까지 가지런하 모아서 호호... 입김 불어 넣으며 겨우 진정되는,

그럴 듯한 북풍한설이다.

손수건 꺼내서 콧물까지 닦아 내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세상 그 누구도 알아 채지 못하는 아침 9시...

숨겨진 마음 속에 야릇한 기쁨이 묻어 있고,  덜덜 떨리는 초조함 마저 기묘한 웃음을 얼굴에 번지게 하는 듯 하다.

쉽게 잡힐 듯 잡혀지지 않는 뭉클함이,  살얼음 같은 얇고 얇은 무색투명한 유일한 기쁨이 온몸에 퍼져나는 그런 9시!

약속하고 약속한... 손가락 걸며 굳은 맹세로 다져 놓은 그런 오전 9시가 위안과 위로가 된다.

......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는가...'

흉포하고 흉악한 질문이 똑같은 간격으로 일정하게 괴롭힘을 포개고 만다.

그게 문제일까... 그게 걸림돌일까...

'그사람'이 본래 지니고 있는 화려함이나 나의 보잘 것 없는 허름함의무게와는 전혀 딴판인...

'그사람'에게,

'그사람'의 어마어마한 화려함 속에서 과연,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는가...

볼썽사납고  격렬한 고개짓으로 치를 떠는 흉측한 모습의 그 고통은,

언제까지나 단짝친구처럼 내 옆에 착 달라 붙어 쫓아다닐 것인가...

"You don't know... why I love You..."

......

"오늘 나의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굳이 유명한 경구를 되뇌이지 않아도 그런 시간의 보복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점령군의 둔탁거리는 구둣발 소리처럼...

점령군의 무차별적인 의기양양한 모습처럼...

"산 처럼 우뚝하고 못처럼 깊은..."

나는 '그사람'을 만나달라고 온종일 쫓아다니고 있다.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는 걸까...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그사람'의 속깊은 흉중에...

철저히 숨겨 두어야만 하고, 오르려는 발목을 매몰차게 잡아 내리는 처절함은 이미 간절한 소망과 애절함을 비켜선지 오래인 듯 하다.

다마, 창문에 어려 얼핏 비치는 나뭇가지의 수려하고 뺴어난 잔상이 위로의 말을 건넬 뿐이다.

이기적인마음으로 나는 혼자이다!

그'그리움' 위해서 아무 것도 어찌 해보지 못하는 지독한 무력감이 지끈지끈한 육신의 열병처럼 고통스럽게 묻어 난다.

유리창에 빗물 줄줄이 흘러 내리 듯 가슴이 흥건하다.

나는 과연 '그사람'에게 무었으로 기억되는가.

나는 무슨 '존재감'으로 '그사람'에게 기억되는가...

'그사람'의 지극히 일상적인 화려함속에서 '그사람'은 나의 뚜렷한 존재감을 기억하기는 할까...

어리석고 못난... 전혀  어울리지 않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이한 질문은 답도 못 구한채  이어지고만 있다.

애꿎은 질문, 어설픈 답...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그사람'과 나는 그'사랑'일까...

'그사람'과 나는 세상의 잣대를 홀연히 비껴서 그'사랑'으로 기억될까...

그들은 그'사랑'을 했구나! 하는...

'사랑'으로 기억되기만을 간구한다.

그'사랑'의 주인공으로서 기억되기를 눈물겹게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