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밀월여행

라금덕 2012. 5. 2. 01:24

밀월여행은 평생에 왜 한 번 뿐인가...

결혼 직후의 즐겁고 달콤한 시기... 그 때만이 밀월이고, 그 시기에 가는 여행이 밀월여행인가...

저 쪽 산등성에에 낮은 구름 잔잔하고 해넘이의 저녁노을이 풋풋이 번져나가는 순간이 있다.

'그사람' 손잡고 그 노을 바라다 보면 즐겁고 달콤한 순간은 노을처럼 가슴에 물들어 간다.

"바람과 함꼐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의 비비안 리가 떠오르고 그녀가 꿈꾸었던 그 꿈이 내꿈으로,

그'그리움'으로 순순히 물들이며 번져간다.

그'꿈'을 좇아 낯선 곳으로 '그사람' 손 꼭 부여잡고 떠나보낸 시간이 밀월여행이 되고 만다.

그 "꿈'이 순순히... 번번히 번져가고 가슴에 그림물감처럼 물들어가는 한 밀월여행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반복된다.

즐겁고 달콤한 시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그리움'은 낮게 내려 앉은 저 구름 너머로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찬란함으로  두 사람을 휘감기운다.

낯선 곳...

나란히 두 손 마주 잡고서 한 곳을 지긋하게 바라다 볼 수가 있다. 

낯 선곳에서 아무도 아는 체 하는 이 없는 어느 행복한 거리에서, 

코끝으로... 목덜미로 살랑거리다 잠시 잠시 아는 체 하며 간지럽히는 바람결처럼  얼핏 얼핏 한 여자가 한 남자를,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살금살금 바라다 본다. 

즐겁고 달콤함의 밀월여행은 사랑의 밀어가 재촉하고 나선다.

혀 끝에 맴도는 한 가지만의 달콤함처럼 번지고 번지고 ...

문득,  그'그리움' 무작정 좇아서 올라탔던 비내리던 차창 밖 풍경이 감전의 엉겁결에 놀라는 찌릿함처럼 자극이 된다.

앞으로만 내달리는 기찻길 따라 무색 투명한 차창에 어우러지는 줄줄이 이어지는 물방울을 마냥 따라 움직이던 눈망울과,

작은 것 부터 큰 것으로 이어지고 ...

어우러지는 물방울 하나 하나마다 콕 박혀 있던 '그사람'의 보기 드문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림처럼 곱고 예쁜'  모습을...

물방울의 줄줄이 이어지던 숫자 만큼 그'그리움'은  끝없이 끝없이 ... 가슴에 메아리 치고 있다.

무색 투명한 차창에 얼굴 부비고, 손바닥 대어 보며  손끝에 닿고자 무진 애를 쓴다. 기차는 그저 달리고만 있고...

낯선 곳... 어느 거리에서... 외국말을 서슴없이 하는 온화한 어떤 카페(cafe)에서,

지나치는 바람 불러 세우고 나도 아는 체 한다. 사랑의 밀어는 살랑거림 속에 은근히 '그사람'의 귓전을 맴돌고...

사시장철 손잡고 손끝 닿고 있어도 나는... 나는,

꿈속에서라도 '그사람'의 꿈을 꾸고야 만다. 

즐겁고 달콤한 시절의  밀월여행은 차창에 어린 물방울처럼 그 후로도 계속 이어지고,

'그곳'에서도 낯선 곳에서라도...

지나치는 바람 무심하다고 불러  세워놓고 나도 아는 체 하며 사랑의 밀어를  하소연 한다.

설득하듯이... 사랑의 밀어를 하소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