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감격이란...

라금덕 2012. 5. 17. 00:35

어느 덧,

'그사람'의 목소리마저 귓전을 울리고 가슴을 후벼 파버리기라도 하면,

깊이도 알 수 없는 가슴 저 밑으로부터 느꺼운 기운이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친다. (심 뵜다! 처럼...)

그것은,

뭉클한 감격스러움이 덕지 덕지 바위 위의 굴 껍데기처럼 엉겨 붙어 흥건해 진다.

이곳 저곳에서 물 새듯이 줄줄 흘러내리고,

그나마 보이지는 않지만 목구멍은 잠기고 눈 주위는 벌겋게 부어 오른다.

감격이다!

'그림처럼 참 곱고 매우 예쁘기만 한' 어느 존재감에의한 감격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중구 난방으로 털썩 주저 앉아,

나 몰라라... 이를 어째... 하고 있는 옹색하고, 

조금은 측은하기 까지한 형색이다.

'그사람'의 뭉클한 그 '감격'은 감화가 된다.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감화가 지나쳐 손가락으로 입을 다물게 하고,

꼼짝없이 한 발자국도 떼어 놓지를 못한다.

더 이상 손 놓고, 미루고 미루어 둘 수는 없다.

바라고... 바래는 볼썽 사나운, 욕심 그득한 짓거리를 떼어 놓지 않으면,

나는, '우리 사랑' 이루어 낼 수는 없다.

'전설'같은 사랑이어야만 하고,

'사랑학 개론'의 교과서적인 뭉클함이 객관적으로 엿보이는,

그런 '사랑'이어야만 한다.

나는... 나는,

그림 속의, 미술 교과서 속의, 박물관의 여신같은 '그사람'을 그리워 한다.

그러려면,

"노트르담의 꼽추' 같은 순정이 있어야만 하고,

"벙어리 삼룡이"의 말 못하는 순정이 있어야만 하고,

영화, "킹콩"의 가슴을 치던 순정을 본받아야만 한다.

바라고 바래는 것들이 '우리 사랑'보다 나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나는 '순정적'이어야만 한다.

이를 어쩌지...

참, 많이 보고 싶다!

기다리고 고대하다가 지쳐...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고...

맨 처음 하고 싶은 말, '그사람'에게 맨 처음 들려 주고 싶은 말,

'참, 많이 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