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적 슬픔
초콜릿의 순전한 달콤함 속에서도 나는,
'그림처럼 곱고 예쁜 당신'을 향한 그 '그리움'에,
하도 많은 그'그리움'에 절절 맵니다.
도무지,
한 순간도... 숨소리가 다음 숨소리까지 넘어 가는 그 찰나의 순간까지도,
도체 어찌할 바를 모르는 휘영청 밝은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의 존재감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다시 기차를 타고...
무슨 철학자의 운명론에 떠밀린 듯,
까만 점이 될 때까지... 골목길 접어 들때까지...
자동차의 미등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뒤돌아 보면 그대로 돌이 되어버린다는 탁발스님의 경고의 말씀도 태연히 잊어 버린 채 얼른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휑한 신기루 같은 움직임의 쓸쓸한 모습의 궤적만 남아 있을 듯한 골목길 또 돌아 보고...
돌이 되어도 하도 많은 그 '그리움' 끊이지 않는 이 노릇을,
대체 어찌 해야만 할 것인가...
공중에 실 끊어져 정처없이 하늘 위로 도망가는 풍선처럼 종주먹만 휘이 훠이 내젓지만...
그저, 꿈을 꾸고 있지만, 그 '꿈'을 눈앞에 닿고 싶다!
눈앞에서 손끝 닿는 그만치에서 그 '꿈'을 보고 싶다...
고개만 떨구 뿐,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아연실색 반갑고, 목까지 길게 뽑고서 학수고대하던 전화라도 반가운 목소리가 닿고,
조마 조마 이어지던 숨결같은 그리움은 유리잔에 잉크 떨어지듯이 잔잔히 번진다.
그리움은 가슴 그득히,
온 몸 구것 구석 세포 마디 마디 제 집찾아 들듯 번진다.
걷잡을 수 없이...
그러다 잠시,
꿈결은 꿈이었나...
청천벽력 같은... "(이제) 전화 그만 해야 돼..."
(뒤이어)
묵묵부답이 오가고 어둡고 길고 긴 터널 속의 두려움처럼,
화들짝 공포감에 질린 동그란 눈동자만 기억된 채 이어진다.
스스럼없이, 시도 때도 없이 인간적인 고뇌는 바짝 고개만 쳐들고,
성문 부수고 들이 닥친 점령군의 일정하게 들리는 공포에 질린 군화소리처럼,
길고도 깊이 패인 파장을 몰고 온다.
'그럴려면, 전화나 말지...'
퉁명스런 나의 하소연 섞인 넋두리도 신음처럼 이어진다.
숨을 고른다.
하물며, 자동차의 미등이 겨우 또 다른 위안으로 대치된다. 역설적으로...
'우리 사랑'이란,
'그사람' 향한, '그사람' 위한 무한정한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여지없이 한동안 슬픔이 된다...
기쁨을 뒤로 하고 '태고적 슬픔'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