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을 이루어 내려는 마음가짐
그 옛날의 "동방의 빛"처럼,
억울한 백성들을 위해 하늘에서의 '신의 강림'처럼,
마침내 굴뚝 닮은 '그사람'이 어느 날 어느 순간에 보였다.
가슴이 먼저 알아 채고 철철 흐르는 줄줄거리는 구멍 난 가슴 움켜 쥐고서 가슴이 멀고, 눈이 멀고...
선사 시대와 역사 시대의 확연한 구분처럼 '그사람 이전'과 '그사람 이후'가 그런 찬연한 역사가,
태생적인 그리움으로 잉태되어 버렸고,
구중궁궐 사람들에 의한 방대하고 유구한 역사가 기록되어 지듯이 하나의,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history)가 되어 버렸다.
꾸준하고, 뚜렷한, 각인된 역사가 바로 The only You, 그사람이다!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의 그 '사랑' 놔두고 이대로 물러 설 수도, 멈칫할 수도 없다. 단 한 순간도!
죽으면 죽었지... 도체 그럴 수는 없다. 그 '사랑'은 !
그 '그리움'에 짓이겨져 가벼운 촐랑거림처럼 말이 많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내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사람'으로 부터 비롯되고 누군가 내 등뒤에서,
귀에다 대고 그렇게 하라고 넌즈시 쉼 없이 일러 주는 그런 경외감이 한껏 섞여 있는 고귀한 말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의지를 가지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 무대 뒤의 누군가처럼 소곤 소곤 일러 주는 말들을 대신 이야기하고 있을 뿐인데...
가슴 벅차서 위로만 솟구치는 감탄어린 울부짖음을...
'그사람' 이후에 뚜렷한, 남 앞에 내세울 만한 한 가지의 역사가 꼬박 꼬박 기록되고 있듯이,
'그날 이후', '그사람'은 그 '빛'과 그 '꿈'이 되는 수호신이 되어 있다.
두 손 두 팔 벌려 하늘 우러르는 사모하는 정만이 그득한 '사랑'을 구가하고 있다. "수호신!"
천지 간을 모르고 부풀어 오르는 들뜬 가슴이 혼절하게 한다.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들뜸의 미학이 된다.
그 사이에, 발톱마저 숨기고 불쑥 불쑥 그 '사랑'이 만만하지 않음을 일깨우는 볼썽 사나운 욕망이라는 그림자가,
그 '빛'과 그 '꿈'을 뒤덮어 버리려는 듯이 욕심 사납게 끼어 든다.
어찌 해야만 하나...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고, 묘안이 없다.
아무리 돌덩어리 불끈 들어 발등을 짓찧어대도 푸르딩딩한 검붉은 피멍은 가슴만 미어 터지고,
나란히 함께 같은 공간에 고스란히 있지 못한다는 어마 어마한 막급한 상실감이,
그 '빛'과 그 '꿈'을 서둘러서 덮으려는 그늘을 조장하고 부추긴다.
어찌 해야만 좋을까...
살아 생전 가져 보지 못한 마음을,
이후로도 가져 볼 수 없는 가슴을 번번이 혼절하는,
어지러움에 훌쩍 주저앉게 하는 어리 둥절한,
묵묵히 쳐다 보고만 있을 하늘 높은 굴뚝 닮은 우러르는 사랑일진대...
그 '사랑'은,
미어 터지고, 가슴 멀고, 눈 멀은 너덜 너덜한 구멍 난 가슴만으로는 죽어도 아니 될까...
'그사람'의 '그렁 그렁함'을 닮기만 한 순수함을 일깨우자. 순정 어린 그 '그리움;을...
무던히 감추려 하지 말고,
일부러 숨겨두지 말고,
손가락 입에다 대고 한 쪽 팔만으로 앙가슴위에 팔짱을 낀 태연 자약한 듯한,
그런 애틋한 모습으로 물끄러미 응시하자.
환희만이 어우러진 기쁨이 눈물 닮아 줄줄 흘러 내리는 그런 감탄과 감동어린 '그사람'인 것을...
한 쪽 눈 찡긋 지긋이 감아 두고,
입가에 비정형적인 함박 미소가 소리도 잊은 채,
잔잔히 물이랑의 파문이 이는 그런 '그사람'인 것을...
치욕스럽게, 처절하리 만치 반성해야만 한다.
그다지 '그사람'에 걸맞게 순수 해 내지 못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