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현존'의 부재는... (3)
"저기 어디 즈음앤가 당신이 계셨으면 참 좋겠다..."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서지 못했던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의 어처구니 없음 처럼,
고꾸라 질 듯한 현기증 자극하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낭떠러지의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한 눈금도,
뒤로 물러서지 못하고 있다.
철두 철미한 고독 만이...
도무지 숨이 멎을 것 같은 그리움 만이...
배겨낼 수 없는 그 '그리움' 만이...
저기 어디 즈음엔가... 눈 길 미치는 그곳에, 손 뻗어 닿을 수 있는 어디 즈음엔가...
언제라도 없는 결핍의 그 '그리움' ...
순간의 시기를, 그 시기를 놓쳐 버린 그 '그리움'이,
이처럼 허겁 지겁 죽을 동 살 동 모르고 입만 벌리고 서 있다. 말뚝처럼 희멀거니...
그 '현존의 부재'를 마주 대하여야만 하는 시기를 놓쳐 버렸다. 번번이...
단 한 순간도 배겨 내지 못할 거면서 무엇이, 대관절 그 무엇이 애써 그리고 일부러 숨이 멎을 듯한,
고통을 잉태시키고야 마는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그리움인가...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아름다운 사랑인가...
'나'는 가슴 구겨지게 움켜 쥐고 아프다...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을 잠시 밀쳐 두기라도 할 듯이 이기적인 육신의 통증이 야금 야금 갉아 먹는다. 그 '그리움'을...
그 '사랑'에 대한 불경스럽기 까지한 이 치욕스런 배반의 마음 가짐은 두고 두고 막급한 후회감에 휩싸인다.
애써서... 일부러 생각해 두지도 않았던, 감추어 두지도 않았던 절대 순수에 대한, 그 순수를 향한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을,
매몰차게 손으로 틱하니 쳐 내기라도 할 것처럼 끄집어 내려고 안스럽게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구석 진 모습이다.
미운 것들을, 부조리한 것들을, 전혀 아름답지 못한 것들을, 식은 땀이 후줄근하게 날 만큼 부끄러운 것들을 애써서,
일부러 숨겨 두지도 않았던 것들을 깊숙한 가슴 속 어딘 가로 부터 끄집어 내려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그리하여, 그래야만 살아 갈 수가 있다고 위로를 삼아서 위안을 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살아 보지도 못하고...
한 순간도 온전히 내 것인 양 등짝에 어르면서 업고서 함께,
한 가지 공간에서 곧이 곧대로 살아 보지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