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잿빛의 역학

라금덕 2012. 9. 12. 23:00

여전히 이율배반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의 소산일 뿐이다.

우울하다는 것은...

하늘이 맑고 햇살 보기좋게 부서져 내리면 또 그렇다고 몸살까지 나지 않는가...

그럼에도 지금 처한 사정이 곤궁하면 밝고 맑음의 이미지는 쉽게 서둘러서 기억에서 깡그리 밀쳐지고,

어느덧 나란히 서서 옆에 까지 다가선 우울과 근심어린 몸짓이 친근하게 손을 내민다.

어쩔수 없이 손을 잡고 그제서야 꾹꾹 눌려둔 보잘것 없는 속내가 봇물 터지듯이,

자백, 고백, 하소연, 어떤 형식의 넋두리가 천정에서 빗물새듯 뚝뚝... 줄줄 새어버리고 만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면 - 실연이든, 약속이 무참히 깨지든 - 하는 수 없이 무슨 위로를 사방팔방에서 구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물끄러미 하늘을 올려다 보아야만 한다. 그 길 밖에는...

세상에서 유독 혼자만이 버림받은 외톨이인 양...

마음이 다잡지 못하고 그러하면,

멀고 먼 하늘이라도 밝고, 맑게, 환하게 아는체 해주면 그 얼마나 좋으련만...

어찌 공교롭게도 하늘은 가끔 심술부리듯이 어처구니 없게된 마음 닮아 그 하늘은,

잿빛 한층 돋구어 낸다. 공교롭게도 하필...

덩달아 알 수 없는 통증이 지병처럼 가슴에 돋아난다. 견뎌야만 한다는 각오와 인내만이...

잿빛은,  그 잿빛이  감추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의 값어치를 은근히 내비친다. 무채색의 말없음으로해서...

이른바, 내가 일컫는다. '젯빛의 역학' 이라고...

한 술 더 떠서 이미 일기예보에 하늘에서 비가 와요! 하며 내려야만 하는 빗물은 예견되어 있다.

급기야 빗물 쏟아지고 말면,

눈물 뚝뚝거리며 함초롬한  '그대' 모습에,

나는 죽어라고 미어터지는 가슴만 움켜쥐고 질퍽해진 땅바닥에 맨몸으로 쓸쓸히 죽어나자빠집니다.

불구하고...

그'그리움'이란,  그'사랑'이란,

그토록 절절함과 절실함만이 그것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대'만이 필요합니다. 

'그사람' 손끝에 닿고 말면,  

"잿빛이 된 우리 마음에 빨갛고 노란색을 칠해 주었다." 는

무채색의 기적같은 요술이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