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리움'은 어느 곳에서든지...
뜻하지 않게 어느 곳에선가 문득, 비마저 내리고 말면...
그래도 coffee 햐얀 김이 서린 창가에 바짝 앉아 물끄러미 창밖의 사람들의 모습은
-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영화 속 세트장의 거리 풍경속 사람들 모습처럼 규격화 되고 밋밋한 흔들림의 광경을 -
떠도는 나그네의 처연한 신세를 한층 부추기고 돋우어준다. 대체 어쩌라고...
말이란 말들은 깡그리 - "침묵은 금이다." - 잊어버린듯 언어상실감의 정신병리학적인 한적함에서,
누군가를 애매하게 붙잡고 길을 물어 보듯이,
손끝에서 잃어버린 '그사람'을 찾아헤매이듯이 잠시라도,
"세상에 다시 없을" '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정중한 인사라도, 서러운 부탁이라도 건넬 일이 되고 만다.
Tokyo, New York, Paris, Saigon, Beijing, Vancouver, Hongkong, 그리고 Seoul의 명동 또는 충무로... 에서라도,
부디 용기를 한껏 모아 그래볼 모양이다.
살아내기 위해서 그리 해볼 작정이다.
세상의 그 어느 곳... 어떤 곳에 있어도,
갈 곳 몰라 낯모를 거리에서 이리저리 눈길만 서성거리고 있을지라도,
아무런 의미도 없을 눈에 비쳐지는 사람들의 어깨 위에 천연덕하게 타고 앉은 그 외로움은 보이게 마련이다.
애꿎게도... 차마 돌아설 수 없었던 무슨 덕지덕지한 미련처럼...
그래도... 그래도 내 외로움이, 그'그리움'이 세상 천지에서 제일 극진하다는 뿌듯한 이기적인 생각이 다만,
말없을 위로가 된다.
하물며, 떨어져 길을 잃은 미아처럼,
엄마찾아 선생님 찾아 달라고 울며불며 아우성치지만 아무도 돌볼일 없는...
그 와중에도,
동Timor의 coffee맛은 신맛이 혀끝을 슬쩍 감기우며 은근히 어우러진다.
삼베적삼이 물기먹어 슬그머니 젖어들듯이...
뜬금없이, 동Timor가... 떠나야만 하는가...
"이국정서"란 나그네의 혼자만의 외로움과 더불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필수불가결한 점이 되고 만다.
coffee의 혀끝에 닿아버린 생소한 듯한 맛이 그렇고,
지금 창밖너머의 빗물이 그러하고...
예를 들면, 나그네의 "이국정서"는 그'그리움'이 가고 없어서,
그'사랑' 잠깐만 멀어져서 떠나올 때에 '그곳'은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지금 이곳은 여름이 한창이다라는...
사소한 듯한 생경한 차이가 허허로움을 부채질한다.
말못할... 이루 다 전하지 못한 하도 많은 그 '그리움'과 가슴 벅차오르기만 한 그 '사랑'의 순수한 밀어가...
부추기고 외딴 곳으로 등 떠다민다.
"세상에 다시 없을" '그사람', 결국은 "다시 없을 인연"!
어쩌지 못하고 쩔쩔매는 가슴만이... 어쩔 수 없는 꿋꿋한 마음만이...
해도해도 매우 야속하고 무정한 "휴머니스트적인" 뒤도 돌아보지 않는,
그'그리움'과 그'사랑'이...
세상 어느 곳에서라도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