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자리잡은 우울은...
아무 거리낌없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그것은,
계절탓이라고 한 발짝 물러서서라도 우기기에는 그다지 만만치가 않다는 무슨 절박함이,
쥐어잡아야만 하는 가슴 한 켠의 통증처럼 되새겨진다. 치유될 수 없다는 지병...
아프다...
깊고 긴... 길어진 한숨으로 나뭇가지의 가을잎이 발아래 소복히... 수북하다.
"신"께서는 무심하다고 아무도 모르게 위로가 되지 않는 위로들만이... 구태여 위안을 삼아야 하나.
(그렇다면 "무심한 신"을 향해 불경한 삿대질을 일삼아도...)
딱히,
계절이 주는 듯한 일반적이고도 흔한 감각이 아니라도 소리소문도 내지않고,
우울감은 신발도 가지런히 벗지 않고 들이닥친 "점령군"처럼 가슴에 자리잡더니,
온몸 구석구석 으로 손을 마구잡이로 뻗친다.
아무런 안간힘을 써볼 사이도 없이 털썩 기진맥진한 모양처럼 주저앉고 만다.
감당할 수 없음인가...
일어서야만 하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엉거주춤한 손모양으로 버성기거나 버스럭대는 소리까지 나는,
넋이라도 나간 얼굴에다 그늘 서린 손바닥으로 무턱대고 화들짝 부끄러움 감추고자,
메마른 세수를 연거푸 해댄다.
동녘에 해 떠오르듯이 그'사랑'은,
환한 웃음지으며 두 손 두 팔 벌리며 저만치서 달려오기는 할까...
다행히 우울 뒤에 오는...
"빈센트 반 고흐" 그가,
세상에서 가장 외로웠을 사람...
세상에서 매우 불행했다고 하는 한 남자...
그를 기억해내며 나를 꾸역꾸역 다스린다.
다만,
'그사람'은,
"벗어날 수 없는 반복적이고 집요한 유혹이었다."
눈앞이 흐릿하게 시야를 무턱대고 가로 막고,
덩달아 가슴 가득히 안개가 다짜고짜 서린다. 무슨 영화 속의 마지막 장면이라도 기억하게 하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