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한 복판에 서서...
가을빛이 곱다 !
무분별하게 평범할 듯한 단순한 한 마디 탄성과 감동이 한 남자를 잡는다. 무작정... 무작위로...
그럼에도... 하물며... 더더군다나...
'그사람'의 환상적인 또는 몽환적인 그'그리움'은 오죽할까 !
두드러지게 새하얀 햇살이 색깔 한가득 머금은 잎사귀 위에 지쳐 흔연히 부서지고 만다. 탄성은...
오묘한 조화 또는 기기묘묘하거나,
절묘한 하늘과 땅 위의 사물들의 집합은 탄성을 붙잡지 않아도... 구태여 강요하지 않아도 자아내게 한다.
살아내야지, 그리움 잃지 말아야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숭고한 일에 더 정진해야지 하는 굳어진 이러이러한 딱딱한 마음가짐만이 분별없이 앞으로 나선다.
나는 아직 멀었고... '그사람' 마음 온통 사로잡기까지에는...
계절은 단순히 가고 없는게 아니고 오고 있다. 쉼없이 반복적으로 차례차례 순서대로...
언제나 골목길 길 꺾여진 모퉁이에서 순서 기다리듯 내 가슴에다 대고 손짓한다. 이리 와서 데려가라고...
그'그리움'도... 한 여자를 끊임없이 우러르는 일도,
계절의 절묘함이나 마찬가지로 감탄사 섞인 본능적인 탄성만이 어우러지는 지극한 일이 될 것이다.
물론, 뒤돌아 서서 어깨 출렁출렁 들썩이며 남모르는 울분과 좌절, 용기, 결심, 노력 같은 일들을 반복적으로 해내어야만 하지만...
'그사람' 좀체로 닿지 못해... 그리움도... 사랑하는 절단난 마음도...
뒤돌아서서 남몰래 가슴치는 일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고 거리낌일 수는 없는 일이다. 내게는...
순간 전광석화처럼 한 여자의 모습에 한 남자의 가슴에는 크기도... 넓이도... 깊이도... 알 수 없는 구멍을 내놓았더라도,
한 여자의 마치 '그림처럼 곱고 예쁜 모습'에 수 만 년 전의 화석처럼 꿋꿋이 박혀버렸다고 해도,
활화산 같은 용암이 들끓는 그리움은 언제나 맨처음 맞닥뜨린 충격인 양 새롭다.
버티고 서서 살아나가는 게 신기하고 용한 일이다.
못내 감내할 수 없는 하고 많은 그'그리움'의 진정성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순간 순간 한 쪽으로 몸을 기울일 만큼 미어터지고 질퍽질퍽 문드러지게 하는 끊임없이 솟구치는 그'그리움'...
누가... 나를... 그런 가슴앓이 알아챌까...
한 여자가 그 한 남자의 구구절절한 "순애보"에 탐닉된 듯한 그런 '구애'를 알아채기는 할까...
순진무구하게 혼자만의 절망섞인 열등감에 입을 꼭 다물고는 있어도,
구멍난 가슴에 얹혀진 그'그리움'으로 해서 숨넘어가듯이 세상 곳곳에 탄성이 철철 넘쳐난다.
이를 어쩌지... "님은 까닥않는데..."
사랑을 받는 일도... 사랑을 하는 일도...
무슨 자신감 들어간 만용은 아닐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