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다시 혼자가 되는 두려움...
이곳은 어디일까...
나를 태워다 준 자동차는 몇 마디 말만 설겅설겅 내게 던지듯이 남겨둔 채,
어디론가 바삐 두 눈의 범위에서 종적이 묘연하고,
나는 두리번 두리번 숨을 고른다.
'자동차의 미등'... 여지없네...
그때 그 날 광안역의 4번 출구에서도 그려했지...
벽에 몸을 가까스로 기대고서 꺼질듯한 숨을 고르며 눈까지 먼듯한 시력이 회복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었지.
다시 낯선 곳...
어디에서도 자동차의 깜박거리는 미등을 바라다보아야 하는 심정은... 그 모양새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듯 하다. 어디로 가지...
"까마득한 날에 세상이 열린다"는 시인의 말씀을 "금과옥조" 삼아 어디든지 가야만 하는데...
혼자서... 혼자만이...
하물며 어디로 가지...
'그사람의 부재'는 그리움의 허허로움 말고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먹먹함 또는,
갈길 잃어 헤쳐나가기 어려운 지난한 일이 되고 만다.
어디로 가지... 가 아니라,
'그사람'은 어디에 계신가... '그곳'으로 가면 되는데,
벌써 여러 날... '그사람'과는 티끌만큼도 못닿고 있는데,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일 주일이 한 달이 되고,
"삼백 예순 날"이 되고...
이처럼... 이러다가 꼬박 수 년째 감감무소식이 되고,
가물가물한 추억 속에서만 무언가를 꺼내들고 울부짖는 형색은 아닐까...
빛 바랜 흑백사진을...
무엇에 단단히 짓눌린 듯 가슴은 무턱대고 통증을 하소연 한다.
가야만 하는데...
'그곳'에, '그사람'이 나를 반겨줄 '그곳'으로 가야만 하는데 어찌 이 모양인가.
머뭇머뭇거리고만...
한 남자의 어깨가 그리움으로...
못미치는 사랑 때문에...
손만 허덕이는 '그사람' 닿지 못해서...
축 쳐져 있다네...
얼핏 흘겨보듯 눈여겨 본 거울 속의 몰골은 흉측할 만큼 말문을 막힌다.
그나마 익히 말고 있었던 그 모습이 아닌 것을...
어제부터 혼자가 되었고,
내일에도 혼자일 터이다.
가까스로,
하늘을 쳐다보고서 별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