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이성 비판"
유행가 노랫말에,
"마지막 가르쳐 준 사랑이 눈물인가요" 또는,
"돌아가고 싶어서..."
성경말씀에,
"시작은 미미하였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그 옛날,
수 많은 예술가들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어찌 알았을까...
줄줄거리는... 가슴섶을 타고 앉는 주체할 수 없는 도도한 물줄기를 만져 보았을까...
스스럼없이 격한 감동에 겨워 그렁그렁 채 맺힌 굵은 눈물방울에,
허겁지검 남 볼새라 눈가를 손등으로 훔쳐보기는 했을까...
이 다음에 오랜 세월이 지나고 말면,
나도 옛날의 뚜렷한 예술가가 되어 있을까...
눈물 때문에... 눈물이 하염없는데...
물론, 꼭 한 사람만을 위한 불후의 명작이겠지만...
그 옛날에,
'임마누엘 칸트'는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의 산책길에서 "순수 이성 비판"만 생각해 내었을까...
가슴에 소용돌이 치는 애틋한 순진무구한 사람의 속삭임은 조금도 일렁거리지 않았을까...
일부러 귀담아 듣지 않았을까...
그냥... 보고 싶다고,
맹목적으로 그리워 한다고 ...
끼어 들듯이 "순수 이성 비판" 의 행간 속에 위대한 철학자의 사랑은 없었을까...
없었다면,
지금도 내 가슴을 천지분간 없이 휘젓고 있는 그리움은,
사랑은,
순수하지도 않고 비이성적인 행위일까...
나의 목마른 그리움은 섣부르고 신통한 것은 못되는 걸까...
언제나 가슴 속 꼭꼭 묻은 꿈처럼,
함께 나란히 살 수가 없다는 무력감이 눈물을 무작정 강요하듯 흘리게 하고 마는 것을...
"자신이 사랑할 대상을 언제까지고 찾고 있어야 할 운명이라면
그건 너무 가혹한 것 같다."는...
가슴에서 그 옛날 말 달리던 전장터의 북치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