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빗물 바라보며...

라금덕 2013. 1. 14. 14:21

삶의 궤적...

태어났고, 살아 왔고, 살아가야 하기에...

사랑의 궤도... 일정한 반복...

유독, 특정한 독특한 대상을 향한 끊임없는 그리움, 구애, 사랑하는 마음가짐...

빗물이 다시 땅 위를 적셔대고,

봄비, 장맛비, 가을비, 그리고 겨울비는 각기 남다르다. 어찌 그렇까...

지금은 겨울비 귀에 익은 피아노의 건반을 훑고 흐르는 묘한 선율이 아름답다는 형용사를,

가슴에서 이끌어 낸다. 감동이다.

'그사람'은 아름답다 !

이 또한 헤어날 수 없는 흉터자국 같은 감동이다.

몸둘 바를 모르게 하는...

비는 무턱대고 내리고...

나는 아무도 생각해 두지 않을 낯선 곳 아주 한적한 곳에 둥지를 틀듯이 자리잡고서,

창 밖 세상 고즈넉이 살펴 본다.

창문 두드리며 바람이 아니고 '그사람'이 다가올까 봐서...

잠시 전,

'그사람'의 전화번호가 시야에 선명히 각인되었지만,

이내 황급히 그 목소리는 닿을 수 없었네...

살길 찾는다고 핑계를 댄다.

다만, 빗물이 방해했다고...도,

그리움에 하고 많은 기다림의 끝에 패인 가슴처럼,

창밖 길바닥 웅덩이 고인 곳에 송사리 미꾸라지 파닥거리듯 빗물이 세차게 얹힌다.

아무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서...

외롭다고...

처량한 듯 숨 쉬듯이 탄식만 이어지고...

그'그리움' 손가락 걸고 맹세했지만 기약없이 매우  멀리만 있다고...

외딴 섬으로 노 저어 기약없는 유배 갔던 옛날 대쪽같던 선비는 오죽하였으랴...

엄살이다... 난,  아직 멀었다.

"어찌하여 차마 내게 그렇게 하십니까"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흐느끼는 듯 하소연하는 듯하여" ... 눈물만이 떨어지고...

"밤낮으로 (그대) 사모하고 있는데 어찌 차마 이럴 수가 있습니까 ?"

문득,

우체국 표지가 눈에 잡힌다.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그리움에 허덕이는 알뜰한 편지를 보내면 '그사람'은 이내 달려와 줄까...

'병중이 위독하다.'는 급한 전보를 보내면 그리해 줄까...

비는,

하염없이 여전히 물 웅덩이 파닥거린다.

"오호라!"

'그대, 손끝에 닿고 환희처럼 마주볼 수 있는 일은 운명이요,

 그대, 어깨 감싸안고 함께 살아갈 수 없으며 내내 마주 대할 수 없어 매양 그리움에 허덕이는 일도,

 운명이다.' 라고,

울렁거리는 가슴 다소곳이 자제할 수 밖에 없음은,

이제나 저제나 폐부를 찌를 듯이 손발 묶는 난망함 뿐이다.

그대,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