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쫓기다.
그'그리움은 태생적으로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쉼없이 자발적으로 강요받고,
그로 인한 가눌 수 없는 애태우는 슬픔은 내가 아닌 세상으로부터 역시 시키지도 않은 강요에 의해,
달게 받아야만 한다는 것을...
무슨 "역사의 뒤안 길..."처럼,
그렇게나 그처럼 고개를 쑥 감추어야만 하나, 태생적인...
어딘가를 갔다. 홀연히 ...
어디를 가도 그'그리움'은 바짝 따라왔다.
더군다나 어딘가에 한결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고야 만다는... 어쩌지 못하고서...
그'그리움 들킬새라 꼭꼭 감추어 두거나 고스란히 깊숙이 심어둔 것처럼 간직된,
그냥 그대로... 쌓아두면...
차곡차곡 모아둔 저금통의 무게만큼의 슬그머니 웃음 비어져 나오는 추억이 되나...
견뎌내지 못하고서,
몸소 사람들 헤치고서 또는 구태여 비집고 들어서듯 그'그리움' 찾아 보겠다고 앞으로 나서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숨었다가 영락없이 나타나는 무슨 후회 또는 반성처럼,
알 수 없는 무엇인가처럼,
물끄러미 바라다 보며 어떤 가슴을 쓸어내리는 미묘한 슬픔이 예견되는가...
그럼, 대관절 어찌하라고...
보았어야만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하루... 또 하루가 더해서 이틀...
비는 낙숫물 소리 더 보태고... 하물며...
어디를 가도 빗물의 이미지는 생각의 무게를 보태기만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새삼스레,
은근슬쩍 깨닫게 된다고 우스꽝스럽게도 대견해 하는 것이 어찌 그리도 빗물과 함께,
이리 쓸쓸할까... 꼼짝없이 사방팔방 갇힌 듯이 쓸쓸하기만 할까...
그리움에 쫓기다... 고...
늘 그렇게 위안을 삼고 말 것인가.
그'그리움'에 제비가 강남에서 날아오기 전의 흥부네처럼 내몰리듯 쫓겨서,
분명 낯모를 어딘가로 훌쩍 가버려야만 하고,
그'사랑'을 귀결짓지 못해,
남모르게 굵은 주먹 입안에 구겨넣어야만 했었고,
눈치채지 못할 부끄러움 화들짝 피해다녀 뒷골목 어스름한 그곳에서 불투명한 담벼락만,
맨손으로 후려치고 말아야 했다...
"그 얼마나..."
"오랜 세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