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강요하는...

라금덕 2013. 5. 20. 14:40

호들갑 떨며 '그대'를 만나는 일도,

고개 뚝 떨구고서 발바닥으로 땅바닥 무심코 걷어차면서 또는,

휑한 바람만이 정겨운 아는 체를 하는 골목길 어귀에서 "그대 떠난" 자동차의 미등을 바라다 보아야만 하는,

어떤 '하염없음'의 예고된 이별이나 뜬금없이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져야만 하는 일도,

굳이 슬픔이란 내면에 감추어 두어야할 인간 본연의 보편적인 감정을 꾸준히 강요한다.

그저 나도 모르게 뚝뚝... 물방울이 흥건해지고 만다. 걷잡을 수 없이... 옷소매 축축하게...

벌게진 눈자위이든 구멍난 가슴 한복판이든 어딘 가에 차곡차곡 돌탑처럼 쌓이고 만다.

곧이어 가두어 놓은 봇물처럼 뚝하고 터져버려 쏟아부으려고 준비해 두듯이......

그리움에는 사랑에는,

숨겨둔다거나 간직하고 순진한 꿈속에 내버려두어도,

그냥 곧이 곧대로 아름답다거나 순수하다거나 그런대로...

그런대로 아릿한 추억으로 내버려두는게 있는 것을...

불쑥... 막상 반이성적으로 저지르고나서 고개를 숙이고 마는 일이 있다는...

그'그리움'에도, 

'그사람'을 사랑해마지 않는 무궁무진한 일에도,

부끄러움은 어디에나 호혜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기적인... 일방적인  베푼다는 그리움이나 사랑하는 성스럽기까지한 지극한 마음가짐에도 부끄러움은,

나에게도,  그런 상대방인 당사자에게도 똑같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버겁기만 한 것을...

부끄러움에 상처받고 그르치고 난 후의 감당할 일은 또한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그'그리움'...

감당해야만 하는 그'사랑'...

......

그'그리움'에 물샐틈없이 점철된 하도많은 기다림은,

흡사,

수험생의 시험을 치루어 내는 초조함과 긴장감으로...

막상,

'그대' 손끝에 마주대함은 시험이 끝난 후 옹기종기 정답을 맞추어 보고,

답안지 위에 빨간색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웅장하게 그려넣는 심정이랄까 !

그것은 톡 볼거지는 큼직한 한 아름의 기쁨덩어리 !

언제라도 언제든지,

당신의 그 '현존'이 내곁에 꼭 붙어있었으면 참 좋겠다 !

'그사람' 나 때문에 괴롭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