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묵묵부답...
그리움은,
사랑을 향한 지고지순한 - 곧 쓰러질 것 같은 그 절정은,
'현존' 마주대하기 일보직전 까지의 무난한 인내,
풀어서 표현해낼 길이 없는 고통이 따르는 무한대의 인내,
마치 인격으로 승화된다는 기다림의 미학,
또는 그 숭고한 미덕을 바라마지 않는다.
기다림을 잃지 않고 내일을 고대하고,
내일 때문에 "악착같이 서성거리며 살고..."
'그사람'은,
"해처럼 한낮에 빛나고 달처럼 한밤중에도 빛나고..."
......
아무리 고꾸라질 듯한 가슴에 품은 그'그리움'이 그러하면 무엇하랴...
불현듯, 주체할 수 없는 '현존'을 향한 그리움 다 이겨내지 못하고서 살금살금 전화를 해댄다.
숨죽이며 기다렸다는 듯이 신호음이 가고 조마조마함은 뚜렷하게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이내, 탁한 의성어가 뚝... 뚝... 뚣...
아무런 반응도 없이 나의 결연한 의지는 차단된다.
다만, '부쩍 목소리마저 닿고 싶었는데'... 메아리도 없다.
어둠을 열어주는 불도 밝혀지지 않은 공허한 미로가 구불구불 가슴에 얹힌다.
기어이,
길고 긴 침묵속으로 나를 무던히 내려 놓는다. 어깨 세차게 밀치면사 주저 앉힌다.
그'그리움'은 "생명"인 것을...
그'사랑'은 "묘약"인 것을...
숨 멈출듯한 그리움도 허우적거리는 일편단심어린 그'사랑'은,
매번 또는 번번히 그럴 줄을 알았으면서도,
또 그럴 수가 없음은 - 어찌해 볼 도리가 없음은 두고두고 고개를 떨구게 한다.
"꿈은 이루어지겠지"... "산 너머 행복"처럼...
'그대'는 눈을 지긋이 감고서라도 찡긋 바라다보아야만 하는 "무지개빛"이어서,
하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