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원이나 절규는 기적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거나 '저것'이거나 비록 둘 중에서라도,
한 가지에로 정리정돈된 가지런함이 매우 좋다. 나는,
서둘러서 밤사이에 내려 앉은 어두운 정적이 미처 가시지도 않은 그즈음에,
문 밖으로 터벅터벅... 또는 뚜벅뚜벅 나서지만,
하늘을 올려다 볼 기운을 스스로 차리지를 못한다.
물기가 뚝뚝 떨어져 내리는 빨래더미이거나,
물에 흠뻑 젖은 솜뭉치이거나 하는 그런 말못할 무게감이 어깨 위에 보이지도 않으면서도,
고스란히 나를 지배한다.
눈동자도 또랑또랑 기대하는 총명함을 느껴지지 못한다.
눈가에도 안개더미가 엷게 서린 듯한...
그나마 하늘 위에는 한 치의 틈도 엿보이지 않는 온통 구름 천지이다.
언뜻 빗물이 보이거나...
독불장군처럼 위용을 과시하듯 찬란함을 뽐내듯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한 햇빛이 모습을 이윽고 드러내거나...
뭐든,
그 둘 중의 하나이련만 좋을까 마는...
어깨 짜증 섞여 비비듯 촘촘히 움직여주지 않는 구름덩어리의 옹기종기함이 구태여 원망스럽기 까지 하다.
Good morning, Elizabeth! 할 수 있는 아침인데도...
뒤이어,
'기어이'라든지... '어김없이'라든지 힘주어 말하고 싶은 형용사가 도대체 흥미롭고 정겨웁다.
억지가 보이는 무슨 '패러독스'가...
그런... 기어이 또는 어김없이, "꿈에 그대를 보았어요."...
생시의 하도많은 그'그리움'의 극진한 여파라든지,
'그날 그 순간 이후, '그대'로 인해 가슴에 구멍이 나 버렸기에,
'그대' 아니고서는 혼자 힘으로는 살 길이 막막하다.'는 가지런히 두 손 모은 소망이든지,
손만 내젓는 눈깜작할 사이의 목메이는 미망은,
눈물자국 흥건하고 어지럽게 번저난 식은 땀방울은 그래서인지 이 새벽 한기를 부추기고 어깨를 재촉한다.
'판토마임'의 알아볼 수 없는 두꺼운 분장 속에 자신을 감추어 둔 모노드라마의 연극배우처럼,
스스로 옥죄듯 온몸을 감싼다.
우승을 못하고도 결승점까지 내달은 42.195km의 질주처럼,
힘을 다했다는 낭패감이 상실감을 불러 오고,
하늘은 꿈쩍도 않는다. 매정함이 야멸차게...
아직, 두 손 모은 험난한 소원은 하늘에 까지 닿지 못한 채...
다른 이유로 해서, 불효 불충... 턱없이 모자람만을 일깨운다.
그러니까,
소망한다, 보고 싶다 !고......
매일 매일... 기어이... 어김없이 동 쪽에서 해 떠오르듯이,
그'사랑'도 순간순간 찾아주면 안되나요...
아무래도,
'그사람 현존'이 손끝에 닿는 표면장력 현상 닮은 환희 머금은 찰나의 그 순간 보다도,
더 먼저,
햇빛이 저 구름 헤치고 성큼 머리 위로 나설 일이 무척 빨라질 듯 하다. 어쩌지...
'그사람', 손끝에 닿을 일은 '기적'이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