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신의 부활"은...

라금덕 2014. 1. 12. 15:19

등짝에는 식은 땀이 마를 길이 없다. 

후줄근함이 마를 날이 없다.

결승점까지 시간을 단축해야만 하는 100m 달리기 출발선의 엎드린 선수처럼,

매 번 매 순간 긴한숨을 토로해내어야만 한다.

숨 고르며 뛰는 심장을 다스려야만...

삶과 생활은 누가 이래라 저래라 시키지 않아도 소리내지 않고 목숨 부지하는 한 이어지고 만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침이 되면 눈을 뜨고야 만다.

밤새 의미도 알 수 없었던... 

세상에서 이미 마주친 적 없었을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얽히고 설키는 꿈만 꾸고 말았으면서도...

사람이 주어진 숨소리 있는 생명은, 어찌 되었든, 유한할 수 밖에 없고...

알게 모르게 "신"께서 정해 주신 언젠가의 '마침표'를 향해서 순간순간이 허물없이 이어진다.

'그사람'과는 함께 그토록 "한 달간만..."도 살아보지도 못할거면서...

기어이, 그 '마침표"후의 남겨진 사람들은 나를 기억할까... 아니,

'그사람'의 가슴 속 기억에는 '내가' 자리잡고 있을까...

남겨진 사람들의 가슴에 나를 기억한다면 그것은 감히 "신의 부활"과 다를 바 없다는 -

"부활이 아닐까"  했던  어느  성직자의 말씀을 추종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결국, '부재'에 이어지는 "부활"을 꿈꾸어야만 할까......

누군가라도... 어디에서라도...

남겨진 사람들 중 누구라도 '나의 부재'에 대해 땅을 치고 말 것인가...

'그사람' 가슴  속에 나는 "부활"할까 ?

마침, 구름이 "꼬깃꼬깃" 머물은 올려다본 하늘에서는,

살아 생전 손등으로 줄줄거렸던... 나 만큼이라도 빗물을 보여줄까...

살아 생전 아무짝 쓸모없었음에도...

"신"께서 말씀하셨던 "윤회" 또는 "신의 부활"은 그런 의미일까...

세상으로 부터 뚝 멀어져 '한곳'에 오랫동안 머물렀다는 얼굴 감싸쥐는  부끄러움이...

혼자만이,

멀리 떨어져서 '한곳'에 매우 오래 가두어졌다는...

뒤돌아 볼 그 시간동안 가슴만 쳐대고 살았다는...

그럼에도 가슴 속의 "옹달샘"은 말라 붙지 않고 있고,

숨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낯선 곳 처마 밑의 처량함이...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때늦은 후회만이 나를 떠받들고 있다는... 그러자,

하는 수 없이, 살아 생전 '그사람' 한 번이라도 더 손끝에 닿고자 하는 소망이 우러나와,

기억 속의 누군가를 흉내내어 거울보고 표정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얼굴에서 경련이 전해진다.

자꾸만 거울 속의 표정을 잊어버리게 되는데...

안개... 자욱한... 겨울의 아침이...

'새 해'는 그러면, 무슨 의미를 가져다 주는 건지...

밤새 수시로 뒤척거렸던 "하얀 꿈"의 색깔도 실상은 저 안개... 색깔을 닮았었으리라.

삶은 아무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묵묵히 이어지고만 있고...

나중에, 살아 남은 사람들은 나를 가슴 속에서라도 기억해 낼까...

남겨진 사람이 나를 기억해 주면 나는 "부활" 또는 "윤회"한 거라고 하는데... 무슨 소용이람...

'그사람' 말고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 남는다."는...

뭉클함이 왈칵 눈을 통해서 넘쳐난다.

뒤이어 쓸쓸함 엿보이는 두 사람의 대화가,

한 남자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요!" 간청한다.

(......)

한 여자가 딱하다는 듯 쳐다보며,

"내가 신고 있는 구두, 네 한 달치 월급으로도 살 수 없어!"

"나한테 해줄 수 있는게 뭐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