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적인...
"증오는 복숨을 연장시킨다."는 이율배반적인 결연함이 긴장감을 다소 덜어낸다.
잔뜩 구부려가며 다시 뒤져서 "마키아벨리"를 꺼내 읽게 되었다.
살 길을 찾고자...
책 머리의, "마키아벨리는 악을 가르치는 선생이다."라는 명제가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마키아벨리적인 냉혹함 보다 더한 냉혹함..."이,
그런 이성과 인내를... 반성을 무궁무진한 그'그리움'만을 위해서...
또, 이런 말이...
"인간이 벌을 받는다면 당연한 일이고, 상을 받는다면 순전히 신의 은총이다."라는 ...
'그사람의 현존'이 내게는 그만한 "신의 은총"과도 같다는...
다만, 그'그리움'이 내게는, 종교적인 의미로서 "절대적 고난"이 되고 만다는...
그'그리움'은, "찬양받지 못하고"라는 내버려진 조바심이...
그러면, 억눌린 그'그리움'을 물에 창호지 녹아들듯이 풀어 헤쳐질까 보아서...
허허롭게 저 쪽 먼 산 쳐다보며 억지 웃음 속에 꼭꼭 감추어진 일종의 비애감 어린 심정이...
그'그리움'은 어찌도 그런 짓이겨진 감각만을 부둥켜 안고서 가슴을 헤집기 시작했을까...
대뜸, 감당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고 말았었는데...
나는... 점점 사그러드는 화톳불처럼 주저앉고 있는데...
또... 무슨 운명... 숙명이라는 허울속에 쉽게 내맡겨지는 말로써 감당이 될까...
흐릿함이... 김이 서린 거울에 슬쩍 지나치듯 곁눈질에 비추어진 얼굴 낯 빛은 창백하다 못해,
그'그리움'의 못다한... 병색이 완연하다.
세상을 살아 가다가 문득,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궁극적으로 옮겨 가면...
남겨진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잊히지 않는 그리움의 기억이 남게 된다고 하는데...
그게, "신"께서 말씀하시던 "부활"의 의미가 아닐런지... 어느 성직자의 온화한 말씀을 기억해 낸다. 또...
내게서 저 세상이라는...바로 직전의 그런 낯 빛을 슬쩍 느낀다.
막다른 길에 봉착되어진 삶과 생활의 찌든 낯 빛을...
나는, 저 "소크라테스처럼 죽고 싶은 걸까"... 지극히 소크라테스적인 죽음을...
그'그리움'의 못내 안타까움이...
그'사랑'의 멀고 먼 길 위에서 두 손 모아서 우러르는 '현존'의 먹먹한 '부재'가...
나를... 얼마나 더 서 있을 수 있을까...
대관절... 이럴 수 밖에 없음은...
대관절, 무엇이 잘못된 걸까...
가슴에는 '어제'만이 움직거리지 않고 웅덩이의 물처럼 고여 있기만...
그'그리움'의 기진맥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처럼, '그사람'만을 마주 바라다 보고 싶기만 한 무너지지 않는 일념에 의한 전념이 어쩌지 못하고,
그에 따른 '부재'의 쓸쓸함이 또...
숨소리 죄여드는 애틋함이 그'그리움'을 부단히 키워주고 역설적으로,
그'사랑'을 무한정 지켜준다는 다소 뒤로 밀린 허무맹랑한 위로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