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기도"
'억하심정'이...
뚜렷한 슬픔이 눈시울을 붉히고 손등으로 우격다짐하듯 눈두덩을 퍼렇게 만들어 댄다.
그'그리움'은 이미 '세상의 잣대'를 훨씬 뛰어 넘어섰다.
그것 또한 위로가 될까...
어떡하지...
내일 아침까지 '메아리'없이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내게 바짝 들러붙어 있는 어떤 불합리, 무슨 부조화의 극심한 견딤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패배자적인...
살아내면서 한 치의 틈도 없이 꼼짝 못하게 가두어 두는 생각들이 있다.
기억... 추억... 길몽... 흉몽... 어느 것이든지 간에,
후회, 반성, 결심, 희망, 소망, 부풀은 꿈... 무엇이든지 간에,
대략적으로 순간 몰아쳐서 달겨들기도 하고,
괴롭힘을 주다가도 어물쩍 자취를 숨기기도 하고,
눈으로 쳐다보이는 세상 일 때문에 순서없이 되돌아 오기도 하지만 금새 뒤돌아 서는 듯 하다.
생각의 집요함, 마음가짐의 몰입 그렇게...
한데, 콕 박힌 틈새의 쐐기처럼 그'그리움'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토닥토닥 성을 쌓고 성을 무너트린다든지...
좀체로 뒤척이는 불면의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초원에 양떼를 풀어 놓고서 한 마리... 한 마리 세어 가며,
우리에 다시 가두어 두다가 꼬박 뜬 눈으로 멀뚱멀뚱 밤을 하얗게 색칠해 버렸다는,
보기 드물게 그런 낭패감처럼,
그'그리움'은 쉽게 나타났다가 어느 새 숨고 마는 그런,
기억, 반성, 희망, 소망, 후회... 등이 아니기에 나는 목을 매고서 골몰할 수 밖에 없다.
'메아리'는...
더더구나,
'그사람'과의 짧은 대화 도중 툭 끊겨져야만 하는 기대할 수 없었던 불청객적인 불협화음 또는,
전화기가 내려간 뒤의 머리를 흔들어 대는 오만 가지 덧없는 상상이 이어지고...
어찌 견디며 살아 내라고...
전화기가 그렇듯 내려가고 말면...
어김없이 손수건 꺼내들어 눈두덩을 꾹꾹 눌러대고야 만다.
그럼에도 그'그리움'은,
언제나 반성어린 "실존적 고백"이,
'그사람'만을 우러르는 "자발적 충성심"이,
그'사랑'은 단언컨대,
"이야기와 이야기가 만나 쌓이고 쌓여 지층을 이루고 무너져 가루가 되었다가,
삶의 요소들과 섞이기도 하면서 또 쌓이고......, 이렇게 지난하면서도 역동적인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 하나가 돌처럼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무릎 꿇는, "소녀의 기도"처럼...
'그사람'은 예쁘다!
그것은 교과서의 '이론'이고, 논리적 '명제'이다!
그'그리움'은 내게는 "궁극의 기도",
그'그리움'은 언제나 새삼스레 "거의 울 뻔했다."며,
그'그리움'은 "기다림이고 깨달음"이다! 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