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 소원...
누군들 그렇게 하듯이...
아무나 그처럼 살아 가고 살고 있듯이...
반복되어지는 어느 결심을 하고 또, 하고 그러면서...
그런 결심들을 만지작 만지작 매만지며 살아 왔었고 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두 손 모은 가지런한 소원처럼 결심을 다지고,
잠자기 전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해달라고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간 밤에 무턱대고 자버린 죄책감을 만회하려고 책을 펴들겠다는 가상한 소원을,
결심처럼 기원하며...
정작 아침에 소원보다 늦게 일어나서는 밤사이 이불 위에다 오줌을 싸버린 어린아이처럼,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질려 눈두덩을 울먹거립니다.
다시 밤이 되고 잠자기 전 그래왔던 것처럼 두 손 모은 소원은 반복적으로 저질러 집니다...
그'그리움'이 꼭 그렇습니다!
나는 그'사랑'을 위해서 '그사람'을 손 끝에 마주 닿게 해달라고 소원하고 또, 소원을 올립니다.
소원에 힘입은 그 결심은, 수도 없이 우러름으로 바라고 바래져 왔습니다.
무슨 시험이든지 합격시켜 주세요...
밤사이 이불 위에다 오줌 싸지 않게 해 주세요...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제가 친구와 싸움을 하면 이기게 해 주세요...
학년이 올라가면, 옆자리에 마음에 드는 여학생이 짝꿍이 되게 해 주세요...
선생님께 칭찬을 듣도록 해 주세요...
이 다음에 다 크고 나면 어머니 아버지 은혜를 갚도록 해 주세요...
아직 못 받은 돈을 서둘러서 입금되게 해 주세요...
모두 모두가 소원을 빌어야만 했었다.
그 소원들을 성취해 내기 위하여 나는 나는... 그 얼마나 많은 "빈 수레 뿐인" 결심을 남발하고 있어 왔던가...
눈두덩은 으례 그토록 팽팽히 부어 올랐었고...
연극배우의 분장술이 얼룩져서 번져난 것처럼 벌겋게 색을 띠고만 있었다.
'그 날 그 순간' 이후,
결심과 소원은 한 가지 뿐으로 일념이 되었다.
'그사람'을 손 끝에 언제토록 마주 닿게 해 주세요! 라고...
그 결심은,
그 소원은 '이전' 보다 '이후'로 더 빈번해지고,
'그사람'의 '현존의 부재'로 인한...
잠자기 전에도...
잠이 깬 아무도 만져지지 않는 허황함 속에서도...
어쩜, "이다지" 보고 싶을까... 만을...
어떻게 된 일인지 찰나적인 한 순간도 꼼짝할 수가 없고,
꽉 찬 그'그리움'만,
어찌된 일인지...
그동안 나를 채웠던 사랑했던 사람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숨 넘어가는 '그사람'뿐인 것을!
'우리 그대' 그립다... 그립다! 목을 매면 일만 번 중에 한 번쯤,
- 나 또한 네가 그리워!
- (사랑에 빠지면) 왜 사람들이 집을 가출하는지 알겠네!
- 나, 너 아니면 안되거든! 그런 천상의 이야기들이...
일만 번 구애하면 한 번쯤,
'그대'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이 그러면 안될까...
나의 무분별한 욕심 때문에...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를,
그'그리움'은 망망대해에 둥둥 떠가며 두 손을 흔들고...
그'그리움'은 사막 한 가운데에서 두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려 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