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금덕 2012. 3. 7. 01:56

참으로도 도저히 - 도무지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무작정 밀려오는 그야말로 감당키도 어렵고,

인내하기도 고통마저 한움큼 품은 그'그리움! '

'그사람!' '현존의 부재'...

지고지순한 먹먹함이 창백한 납빛의 얼굴을 강요하고

마지못해 숨을 기어이 이어간다.

(구석진 곳에) 잔뜩 웅크리고 무릎세우고, 

그사이에 고개 처박고,

문득 문득 혹시나... 하는 "부질없는 설레임"에 고개돌려

저 쪽 먼 산... 헤매인다.

그옛날, 흠모하는 여인을 위한 길길 낭떠러지 절벽위의 꽃을 따서 무릎꿇고 바친

"헌화가"의 한 남자만큼 목숨 담보로 아무짓도  해내지 못하면서

가슴 꽉 움켜쥐고 거친 숨만 몰아쉰다.

'그사람'의 '현존의 부재'는 목숨만큼 운명이 된다.

정말 어찌해볼 도리는 없는걸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만 살금살금 되뇌이며,

스멀스멀 기어드는 원망과 후회같은 감정에 휘말려야만 할까......

성황당 고갯길은 또 어떡하고...

물레방앗간은 또 어찌할 것인가...

아무 것도 무식하게 - 단순하게 자유자재로 범할 수는 없는 허름함이 

그처럼 가슴 짓누른 고통을 배가시킨다.

......

고개돌려 저 쪽 먼 산만... 헤매이다보니

반가운 까치소리가 창밖에 한동안 머물다 달아난다.

정신나가버린  몽유환자처럼 반갑기만한 까치소리 눈에 담고자 

무심결에 그쪽으로만 더듬더듬 나아가 본다.

반가운 '그사람'은 기필코 오시겠지.

"오마고 약속하지 않았어도"  반가운  '그사람'은 이내 

손잡아주러  오시겠지.

까치가 불현듯 잠시 머문듯  '그사람' 오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