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는...
'그 곳'에 가야만 한다. 가슴에 나 있는 모든 길은 '그 곳'으로 만이...
'그사람'이 행여 나를 맞이할 '그 곳'으로만 가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가슴 속에서 격심한 고통이 느껴져서 걷는 것이다.
여기 이곳에 있다는 고통이
그냥 가만히 이곳에 머물러 있다가 산 채로 묻힐 수 없다는 절박함을
뱃속 깊숙한 곳에서 느낀다."며,
'그 곳'으로 가야만 한다. 나는...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무턱대고 가야만 하는...
"난 보고 싶고 살고 싶고 떠나고 싶단 말입니다."를 무분별할만큼 외쳐대며,
내, 그'그리움'은 어느 때에 어느 곳에 서 있어도 고개 숙인 채...
손가락 구부려 입술에 갖다 댄채 무념의 침잠하는 숨죽인 상태의 지속... 그것의 연장... 그런 골똘함만이...
행여나, 그'그리움'의 일말이라도 훌쩍 빠져나갈까 봐...
조심조심... 살금살금 몸바쳐서...
나는,
무진장 허름하더라도 "존재를 실현하고자",
'그 곳'에 가야만 한다는 명제가...
가지 않고는,
가지 않고는 순순히 배겨내지를 못하네, 촌음의 한 순간도...
그래! 그'그리움'은,
'그사람'을 무구하게 향한...
'그사람'을 찾아서 사뭇 정처없이 길을 나서는 -
떠나고야 마는 "단호한 순례자"이다.
"순례"라는 의미의...
끝없이 "절대진리"처럼 '한 존재'만을 향하고야 마는 "순례의 길"이라는 자못 궁금한...
그러면,
"마치 바람에 가벼운 옷감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그 곳'에 가면, '그사람'이 옷자락만큼이라도 보일까 봐서...
숱한 우여곡절을 감내하다가 '그 곳'에 다녀온다...
'남겨진 그리움'이... '두고 온 그리움'만이 울먹거리지만서도...
희미해져 가는 자동차의 뒤꽁무니 태연하게 쳐다보며...(그것은 흡사 반복적인 일상이...)
"문득 영원히 거기서 머물고 싶은 충동..."만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면서 다독인다는.
그'그리움'은,
"어물어물하면서"... 다만 숨죽이듯이,
"어찌하지 못하고"...
무슨 일상처럼 뒤꽁무니 멀건히 바라만 보다가 이내 되짚는 차창안에서 그만,
'그 곳'에 가면 '그사람'은 나를 그냥 보내주지 않는다는 어느 "명약관화"함이 위로가 되고...
'그 곳'에 가면,
가슴에 꼭 무엇인가를 들려서 보내 준다는 그런 뒤늦은 깨달음만을...
"하늘같이 높은 사랑,
하해같이 깊은 사랑" 이!
그래서,
그'그리움'은 '그사람'밖에 모르는 "국수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