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이 가져다 주는 기억은,
'그대' 정작 마주 대하면,
겨울잠 뒤의 봄바람처럼... 그것은 겨우내 푹 웅크린 동굴속의 철저한 인고 뒤의, 그처럼...
'그대' 손 끝에 닿고 말면 이윽고,
가슴 철렁 내려앉고,
감전된 전율처럼 찌릿함을 자지러질 듯한 어린애기의 '경기'처럼,
뒤이어 살살거리는 물결의 평화스러운 감동만이 스르르... 미닫이문 열려지듯 퍼지고 만다.
한 때는, "멀어져 가는 그대 뒷모습..."에 푹 떨군 무거운 그림자 붙들고서,
"지하계단"으로 내려서자 "땅 위의 햇빛"은 그렇게까지는 따라와 주지 않았었다는...
'그사람의 현존'이 그랬었다는...
이제, 눈에 확 들이치는 것은 내내 잠자코 도사리던 그'그리움'의 '광분'뿐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
그렇게 해서,
'그리움', "시인의 그리움"까지 나를 막아선다.
" 내 몸에 마지막 피 한 방울
마음의 여백까지 있는대로
휘몰아 너에게로 마구잡이로
쏟아져 흘러가는
이 난감한
생명이동"... "시인"의 절창이다!
'그사람'은 그토록... 그렇게까지......
기억속에 겨울잠처럼 내내 쌓아두고 있는 '현존'의 잔존감을 보살피는 의식은,
(전에 닿았을 때) 예뻤다! 으로 부터,
(어김없이) 예쁘겠지! 막상 닿으면 어쩌지... 했는데...
손 끝에 닿기도 전에 반짝반짝 저 빛은,
'아, 예쁘다!'까지,
생전 처음으로 뿜어져 올라오는 저절로 감탄사가 새로운 기억으로 대체될 뿐이다.
그'그리움'만을 붙잡고 있는 '그기억'은, 반복성을 요구한다. 꼭, 그렇다는!
"숨소리조차 아름다운 그녀!" 그처럼 찬사가.
생소하게도 - 언제라도 - '우리 사이'의 인삿말은 이렇다네.
"다냐와요"...
"다녀 올게요"......
'그대'라면,
고스란히 숨 멈춘듯 정밀하게 정돈되어 있던 기억속의 화려한 기대마저도 산산이 무너트리는,
온전한 아름다움이여!
'그대'는,
돌아눕는 신음소리처럼,
'아! 보고 싶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