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리움'은 어찌하라고...
천연덕스럽게 빗물 내려앉고 물끄러미 할 말도 잊은채...
저 쪽 먼 산, 아니 그 아래의 유유한 강물만 쳐다본다는...
삶과 생활은 또, 이렇게 고개 숙이고서 이어지고만...
부둥켜 안고 주어진 생활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당위성고 필연성만을 앞세우면서 나는 심지어,
"가지 않은 길" 위에 서 버렸다.
단지, 옆에 손잡고 나를 올려다 보는 두려움 근심 걱정 염려 조바심 불안...
그러한 우중충한 색깔의 낱말들이 친구처럼 바짝 붙어서 있을 뿐이다.
목구멍을 다짜고짜로 막아서는 그러한 '형용사적인' 낱말들로만 겹쳐진 감정과 느낌들이 새롭지는 않지만...
어쩌랴!
세상 속에서 내게 툭! 하고 던져지듯 주어진 일상의 운명인 것을...
순응! 받아들여먀만 하는 겸손함만이 정답이다.
잠시 전, 바라다보았던 강물을,
그 표면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다. 그 유유함을!
눈 지긋이 감고서 두 팔 벌려 가슴 한가득히 바람을 품어 안듯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바람결에 무심코 내맡겨진듯한 저 강물의 그 유유함을!
저 온화한 침묵어린 고요성에 불쑥 손 내밀고 만다.
아, 어쩌나!
저 강물 표면 위에 살짝 빗물이라도 내려 앉으면 그 무게 짐짓 이기기 못한다면서 찡그리듯,
동그라미 파장이 일고마는 것을...
봄 날의 아지랑이이고,
'그사람'에 무조건 현혹되어 못견디는 현기증에 주저 앉고마는 내 그'그리움'에 다름 아니다!
하물며,
"저 바람이고 싶다."였는데,
눈 앞에 펼쳐진 유유한 겸손함으로 인해 나는 장차,
'저 강물이고 싶다.'며 발을 구른다.
온 몸으로 반듯하게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물결이는 물이랑에 흐느적거린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