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형용사'

라금덕 2013. 11. 9. 12:04

무슨 또는 어떤...

'가을에만 있을 듯한 그런 느낌 - '가을...적'이 된다.

신조어... 나만의 국한된 형용사가...

바람소리 보다 잎사귀 "스스스"... 구르듯 올망졸망  그리고 아장아장,

한 데 어울려서 옮겨 다니는 소리가 흔쾌한 계절에 어울리는  시절 -

'가을...적'이라는 언뜻 볼거진 '형용사'에 매료된다.

그 소리는,

양철지붕 위에 조심성 없이 내려앉는 보슬비 소리일까...

초가 지붕 걷어낸 뒤의 '슬레이트' 위에 조심 조심  내려 앉는 그런 소낙비일까...

역시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감동에 휘말린 감정이 깃들다가도,

조심스럽게 발을 뒤로 물리면서 멈칫하는,

약간은 겁 먹은 작은 가슴을 가져야만 "스스스"... 옮겨지는 나뭇잎의 올망졸망함을 귀담을 수 있다.

그래도... '가을...적'으로 인해 그 살얼음판 같은 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문득,

"어렴풋이 눈물을 머금은" 그런...

'그사람' 그리고 내게서 그'사랑'은 그'그리움'이라는 이미 기억의 시작 말고도 훨씬 그 이전에,

"통절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는...

새삼스러운 자각 - '현존의 부재' - 이 그'그리움'의 원동력이 된 것을...

결국,  그'그리움'은...

꼭... 통째로 두 발 묶인 채  육중한 기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듯한...

머리로만 쏠리는 뜨거운 피의 역류가...

- 무슨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이...

- 뒤쫓아 오는 총소리에 놀란 국경지대 검문소에 몰린 헐벗고 굶주린 난민들이...

- 1950년 6월에, 끊어진 한강대교를 건너는 강물 위의 피난민 행렬이...

남으로... 남쪽으로만 이어진다...

......

그'그리움'은 "솜을 지고 물에 뛰어 든다."는...

또는,

romantic하다거나,

다른 말로는, 낭만적이거나 하는 형용사가 되는,

그런 수사적인 감정의 변환이 이루어지는,

꾸준한 몰입 뿐이다.

그래도... 그래도...

그러다가도,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도중에 주저 앉았다.

 얼굴을 무릎에 파묻은 채 한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