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의 목소리 울려 퍼지던 전화기 내려 가고,
뒤도 안돌아 보고 정녕 돌아 오지 않을 먼 길 떠나는 것처럼,
쌀쌀맞게 돌아서는 모습처럼...
전화기 손에서 놓는다.
'그사람'의 "어록"같은 말씀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볼거지는 어둑 어둑한 문제는 어느 때나 나 일뿐이다.
이리 저리... 오락 가락... 갈팡 질팡하는 마음 속의 일렁거림이 들쑥 날쑥 불규칙적임이다.
들끓고, 넘쳐 나고, 애닯아 고개 숙여 무릎 꿇고,
힘이 다해 수그리고 숨을 고르는 결승점의 육상 선수처럼,
그런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이 온통 부지기수 인데,
쓸데없이 밀쳐 두고,
바람직하지 않은 먹구름 기어이 끌어대다가 눈부심만 흥건한 가슴을 덮어 버린다.
'이길 수도 없으면서...'
'견딜 수도 없으면서...'
몹쓸 놈의 지지리도 못난 열등감이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을 보자,
고개를 바짝 쳐들고 나선 것인가...
내 그리움만 위대하고, 내 사랑하는 마음만 무궁무진하다는,
얄팍한 이기심이 가슴 속에 옹골차게 자리 잡은,
'그사람'이란 우뚝 솟은 산맥의 한 구탱이를 야금 야금 파내고 있는가...
그래, 형편 껏 그 '눈부신 현존'을 손끝에 닿고 말자.
형편이 속수무책이면,
'이길 수도 없지만...' '견딜 수도 없지만...'
먹먹한 간절하기만한 설레임 부여 잡고 맨 주먹으로 담벼락 쳐 보기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
여전히 나는 멀었는데...
더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해 주기를...
조르지도 못하면서 목이 빠져라 쳐다만 보고,
반듯이 누워서 어찌 감나무만 쳐다 보고 있는가...
형체도, 크기도 알 수 없는 검푸른 구름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 부자연스러운 공포심 머금고 이물질 같은 것들이,
가슴에 '그사람'에게서 부여 받은 찬란함을 혼탁하게 오염지우고,
얼룩지게 하는 듯 하다.
더 이상,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데,
대체, 나는 '그사람'에게 무얼 바라는가...
언뜻 언뜻,
불쑥 불쑥 조바심 재촉하는 두려움이 저 쪽 어두운 골목,
쫓겨 들어간 막다른 골목으로 자꾸 숨어들게만 하지만...
'그게 사랑이니까!'
'그게 그사람이니까!' 나는 떠벌리며 자랑할 만하다.
무수히 세상에 소리쳐 자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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