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절에,
- 오늘이 생겼으니까 어제에도 그랬겠지...
오늘에도 거의 비슷한 시각에 그 나무를 올려다 본다.
잠시 멈칫...
꿈틀거리는 불끈, 피의 혈맥도 멈추어진 듯,
도리어 멍청한 느낌이 근사해지는 듯,
이루 말할 수 없던 좋은 감정이 뒤꽁무니 빼고 지나친 지난 5월의,
그 "신록이 계절"에도 거의 엇비슷한 자세로 저 나무를 바라다 보았을 걸... 되뇌인다.
푸르름이 ! 그렇게 그 때 그 계절에는 한 가지색이 가슴에 점철되어 속옷에 묻어나도록 물들더니만...
이제는,
"형형색색" - 햇빛 받아 내주지 않고 머금고 앉아 온갖 기교와 교태마저 - 그 호화로움이 무슨,
'교교하다'의 달빛같다나...
그런데,
공허가 뒤따라 가슴을 뭉텅 들어내듯이 채간다.
결코 텅 빈 공허가 엿보인다.
물끄러미 바라다 볼 수 밖에는...
더더구나 지금, 가을이니까. 새삼스럽게 '가을...적'이 되려고...
소스라치는, 잠잠하던 맥박이 알 수 없는 골목길 두려움이 뒤쫓아 오듯 빨라지는...
어울리듯,
어떤 쓸쓸함이 무슨 외로움이 덩달아서...
그래서 이 계절에는 그렇게 침묵을 강요받고 장차,
엉겁결에 닥칠 텅 빈 계절이 주는 공허에 고개 숙이고서 발바닥 땅을 차고 마는 걸까...
계절의 느닷없음에...
장차... 이 자리에서 저 나무 뵐 면목이 있을까...
텅 빈 그 광경을 어찌...
이 가을에도 이리도 절절매는데...
하여,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은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준비가 되는가 보다. 오묘함이여 !
'가을...적'이다 라는 형용사에 무척 매료되어, 그 "어휘에 이끌려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가...
결국, 그 겨울이 예정보다 열 일 제치고 올까봐.
그 느닷없음에...
"표정이 굳었다." - 그러고 말았다, 손바닥만 비비면서...
'가을...적'은,
"뭔가를 느끼고 극복하려는 것을..."이다는 생각에 멈춰섰다.
그 와중에도, 나를 고스란히 이끌고 어깨 토닥거려 북돋아 주고 있는 굵직함은 그'그리움'이고,
보고 싶은 '그사람'뿐이라네 !
말 없고 소리내지 않는 번갈아 가며 실실거리는 흡족함이 따라와 준다.
그'그리움'이 겨울의 매정함에 앞서 나를- 나의 가슴을 책임져 주는 듯 하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
"그런 어찌할 도리 없는" 일이... 그것은,
생명의 순수함의 이어짐에 곧이 곧대로 함께 이어지는 분명해진 의식의 반향이다.
'그사람'이라는 존재감의 또렷함이 !
그것은,
"생각과 달리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 '그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특별한 계절감에 남다르게 푹 빠져 버린 '가을...적'은,
"가슴 뛰는 환타지(fantasy)"로 꾸준히 이전되고,
그'그리움'을 마냥 품는 경이로움에로 만이 지향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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