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온데 간데 없다

라금덕 2014. 8. 5. 14:15

지금 이 순간에,

물끄러미 나의 시선을 보호하고 있는 창문은 투명하다 못해,

손 내밀어 가로 막고 있었던 둔탁함에 부딪는 화를 자초할 만큼... 그 전에,

깨끗하도록 닦아 둔 정성이 깃든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 덕분이겠지만...

밤이, 이윽고, 물러나고 햇빛이 보기 좋게 중천에 활짝 떠 있으며 그 창문 밖 풍경은,

호화롭기 그지 없는 듯... 야속하게도...

간간이 질주하던 자동차의 끝간 데 없을 욕심의 표출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질주... 욕심이, 부러움이...

비켜나라! 는 무분별한 경음기 소리가 무딘 정신머리를 일깨운다.

무겁고 낮게 드리워졌던 저 구름도 잠시 물러선 듯, 세상은...

느닷없이 뜀박질을 강요하던 "집중성 호후" 또는 "게릴라성 호우"도 기억 속에서 사라진 듯,

그렇게 여름 날에...

지금 저 햇빛의 영롱함이 차마 그렇고,

한 쪽에서는 더듬더듬... 지팡이 한 결음 한 걸음 옮겨 놓기에도 무려 벅찬 어느 초췌한  - 

색깔 바랜 폴리에스터 조끼가 - 노인의 뒷모습이 기억 속에서부터 비집고 나와서,

거의 잊히지 않고 바로 저 앞에...

그'그리움'과는 별도로 다시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아, 나의 어머니 또한...

더듬더듬... 지팡이가 움직거리는 저 노인의 울퉁불퉁한 걸음걸이가 이 내 가슴 속의,

심지어 '구멍이 난 가슴'의 그리움이 덩달아 지팡이를 잡으려 손을 내민다. 결국,

"하늘 저 멀리 사라져 간..."으로 설명되어질 수 밖에 없는 비행기의 뽀얗게 퍼지는 궤적 따라가며,

"당신을 못잊어 애태우며..."

아, '그대'여...

그'그리움'은, 그래서 "하늘 저 멀리"에 까지...

아련하게도 눈 지긋이 감고라도 하늘은 눈 들어 보기좋게 활짝!

그 하늘에다 대고 손만 내밀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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