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의 그 '환희'로 인해,
머릿속이 깜깜해지고, 눈앞이 뽀얘자는 그런 형국에,
나는... 나는 좀체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다. 불가항력적인...
어찌 해 볼도리가 없단다...
'그사람'이란, 내게 두 말 할 것도 없이 매양 그러하다.
언제나 처럼,
가슴 속에 용광로 같은 불기둥 하나, 들끓는 불꽃 보듬고 살아가지만,
나는... 나는 여전히 -낭패스럽게도 -
'그사람'의 그 무슨 지극정성 좇아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숱한 말들을 수다스럽게 앞세워서 -
비록 가슴 멀어 허위적거리는 험상궂은 모양으로 이야기하고,
깊이도 넓이도 알 수 없는 구멍 난 가슴속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기쁨에 들떠 쏟아내어지고는 있지만,
문득 문득,
불현듯 보여주는 '그사람'의 사랑의 표현은,
실로 가늠하기조차 애태우게 어마어마한 지경에 이른다.
사람의 사고의 한계를 훌쩍 넘어서는 아연실색함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여름...
그 빗속을 가로질러 '그곳'이 아닌 '이곳'을 다니러 갔다.
내게서 어꺠 위의, 가슴더미의 무게 - 그 '그리움'의 무게 조금이라도 내려주고자...
'그사람'의 '사랑'은 무얼까, 과연...
도체, '그사람'의 (인간성의) 으미, (인간성의) 본질은 '누구'일까.
그럼에도...
귓전을 치고, 가슴을 치지만,
점점 희미해져가는 저 쪽 먼 산 메아리의 아스라이 울림처럼...
기찻길 따라 점점이... 희미해져가는, 아득한 그곳처럼...
아득하다 !
아득하기만한 '그사람'이,
애틋하기만한 내 그'그리움'이 모질다.
손에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
허허로운 공중에 손만 연신 휘저어댄다.
자지러지는 그리움!
'두고 온 그리움' ... '남겨진 그리움'은,
기차에 발을 딛고 '그곳'을 향하는 한껏 설레이는 부푼 마음이 어리둥절케 하고,
기차에서 (그곳에서 이곳으로 와버려...) 발을 내리고서,
한동안 나를 감싼 휘황찬란한 오로라에 한동안 두리번 두리번...
애써 정신가닥을 다잡아야만 하는,
그런 무지몽매한 허황함...
기찻길따라 아득히 ... 점점이 멀어지고 있었다.
'그사람' 이리는...
'그사람'의 사랑의 표현이란,
기차 차창에 손바닥 펼쳐보이다가,
기적소리 요란해지면 쏜살같이 달려나와 가까스로 닫히는 문 젖혀두고 손 내밀어 준다.
손끝 한 번만이라도 더 잡아주려고...
'그사람!'
'그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
그 "망할 놈의" 기차가 내 눈앞에서 점점 사라지고 난 후에도,
한참이나 미동도 없이 고대로 서 있어야만 했다.
'그사람'이 내게 내민 절정의 감동스러움이 슬쩍이라도 흠집날까보아서...
영화 속의 The end의 아련함처럼,
나는... 나는 플랫폼(platform)에 무심한 기차 따라나서다,
너저분하게 자빠지지도 못했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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