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이 여행을 가고 말았다.
"즐겨노는 오락의 자리에..."
나는 다시 심각한 육체적 노동과 극심한 정신적 압박으로 인해 병의 기운이 도진다.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도... '그사람'이 여행을 가버렸기 때문이다.
환절기의 연례행사인가... 내게 다시금 병의 기운이 도진 것은...
지하철 한 구간 훨씬 넘어 '그곳'도 참으로 멀다했는데,,,
그 '그리움 - 두고온 그리움, 남겨진 그리움 놓여 있는 '그곳'도 아득하기만 한데...
저 하늘 멀리 비행기 궤적 좇아 그 '그리움'은 더없이 점점이 아득해 진다.
"저 멀리 사라져 간 당신을 못잊어 애태우며..."
지하철 한 구간 훌쩍 넘어서는 것도 모자라서, 두 손 두 발 다 꺾어버린 손끝이 닿지못하는 저 하늘 멀리 아득한 그리움이란...
육체노동에 시달렸고, 몸져 누운 병의 조짐이 예고도 없이 찾아 든다.
'그사람'은 "즐겨노는 오락의 자리"의 여행을 가버리고 말았다.
허허로움과 황망함은 나의 오래 된 절친한 친구처럼 덥석 손을 내밀고,
숨겨둔 사치라고 조마조마했던 환절기만 되면 몸져 눕는 병의 이력은, '그사람' 이후,
'그사람' 여행가면 외톨이 신세 견뎌내지 못하고 덧붙여서 자리에 눕게 된다.
이를 어쩌나...
그렇다고 해서 눈 돌리고, 가슴 여미고, 다른 곳을 기웃기웃 엿볼 수는 없다.
'어제 나는 꿈꾸었던 그 꿈을 보았고, 기적처럼...
오늘, 나는 다시 그 꿈을 꾸고 맙니다. 소망처럼...
그리고,
나는 내일 다시금 그 꿈을 보게 됩니다. 두 손 모은 소원처럼...
지금 가을 햇살,
라이너 마리아 릴케(Rilke, Rainer Maria)의 "3일간의 남국의 햇빛" 보다 어 영롱하고, 찬란히 부서져 내리는,
'그사람'의 넘칠 듯 넘칠 듯한 '그렁그렁한 사랑'이 도리어 나를 절망케 합니다.
지금, 그리고 바로 눈앞에서,
손끝에 가 닿을 수 없는 그 '곱고 예쁜 현존'으로 인해서 무한정...
숨소리마저 잦아들게 하는 그 '그렁그렁함'의 미학은,
자나깨나 "신음섞인 탄성"으로 이어지고...
순간 순간 눈에 닿은 반짝 반짝 별빛 닮은 그 모습은,
절명할 듯, 앰뷸런스(ambulance) 기다리 듯 가슴을 움켜쥐어야만 겨우 버티고 서 있는 잔혹한 풍경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문득 문득 치밀어 오르는 분노처럼 마냥 솟구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니다.
Elizabeth(일리자벳) !
Queen Elizabeth !
눈이 이미 멀었고, 귀가 막히고, 숨소리 절명하는 '그림같이 곱고 예쁜 모습' 에,
절절히 억장은 거침없이 무너지고 기가 막힌 현기증의 어지러움으로 인해 단단한 무언가에 기대어야만,
구원을 받은 사람의 애처로운 형상처럼 행세할 수가 있다.
정신이 나간 길거리의 낯모르는 사람처럼, 무엇에 맞은 듯 얼얼하고,
거센 폭풍이 순식간에 휩쓸려가 초토화 되듯이 꼼짝할 수 없는,
주저앉아 땅을 치고 목놓아 절규하는 '어떤 경지'의 그리움이다.
계절이 무덤덤히 바뀌고야 마는 환절기 바람을 용케도 이번에도 피해서 비껴서지 못한다.
감기는 목구멍부터 퉁퉁 부어 올라 어떤 가르침처럼 일침을 가한다.
"목이 메어 불러 보는..."
발만 동동거리는 그 안타까움...
저 하늘 멀리 사라져 간 그 아련한 애틋함...
손목에서 툭하니 끊어진 수소풍선 따라 점점이 그 아득한 서러움 녹아 든 애달픔 이려니... 해야만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월이고, 가을색!
눈여겨 보아도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하얀 bed위의 지병처럼 심장 태우는 그 가을임에도,
가슴 속 어느 것 하나 대신 추수릴 수는 없다.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그 햇살보다도 더 더욱 영롱한 '그사람'이 미천한 나를 건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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