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월에 부쳐... (2)

라금덕 2012. 5. 30. 22:46

기고 만장한 청춘은...

세상에는,

"선사 시대"가 있고, 지금은 "역사 시대" 라고 한다.

'그사람 이전' '과 '그사람 이후'는,

내게 "선사 시대"와 "역사 시대"로 구분되는 그런 의미이다.

한 순간, 한 번의 소중한 마주침이,

하나의 뚜렷한 역사의 기록마저 무색케 할 만큼 명확한 순간과 소용돌이 치는 감격의,

꾸준한 이어짐이다.

'그사람' 이후,

다시 하나의 꾸준한 역사가 기록되고...

그런 마음의 방점이,

길다란 골목길 자동차의 미등이 점점이 희미해져 가는 먹먹함의 지극한 소산처럼 기어이...

하는 수 없이 가슴에 찍히고야 만다.

'그사람'과 나의 "역사 시대"에...

하도 많은 그 '그리움'에 손상이 갈까봐 행여 흠집이라도 새겨질 까봐,

숨도 지긋이 멈추어진 듯한 꼼짝 달싹 할 수 없는 자세로,

나는 손가락 입에다 대고서 고개 돌려 예외 없이,

'그사람' 닿을 수 없음에 저 쪽 먼 산 물끄러미,

그나마 정신 바짝 차리고 응시한다.

아랑곳 없이,

쏜살같이 굉음을 울리면서 앞만 보고 질주하는 차창 너머로 다만,

불빛만을 하나, 둘... 세면서,

고꾸라 질 듯한 망연 자실한 현기증을 사뿐히 진정시키려 무진 애를 써대고 있다.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역사 시대"에도 여전히 저 쪽 먼 산이다...

요절한 시인의,

"분분한 낙화..."가 "하롱 하롱..." 숨가쁘게 오락 가락 해도,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하다.

"눈부신 5월" 임에도 사뿐히 내려 앉는 '조락의 계절'이건만,

이즈음에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천만 다행이다... 

쓸쓸함의 소리... 가슴 미어 터져 나가는 그 쓸쓸함의 휑한 가슴의 텅 빈 공명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생명 부지 할 수 있음에 그 얼마나 다행인가...

뭇사람들은 아직 "신록"의 그 푸릇 푸릇함에 기대고 위로 받고,

아직은 저 멀리 도사리고 있을 "가을 날"까지 미루어 두는 듯 하다.

아무리 곱씹어도,

아무리 - 제 아무리 우겨 대고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을...

나는 닿을 수 없음에 절절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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