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어줍잖은, 구태의연한 단순 명제가 대단한 철학적인 진리를 발견해 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불쑥 불쑥 거침없이 내닫는다.
잊고 살아도 좋으련만, 비가 올 듯하면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짐짓 아프고 다리가 저려오는,
그런 살아 가는 지병처럼 정기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어 댈 만큼 곤혹스럽다.
아니, 다소 과장되게 치욕스럽다고 해야 하나...
그러면 '치욕스럽다'는 말의 어감에 의지해서 위안이 될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 솟구치는 굴뚝 닮은 높이의 내 마음 속의 혼절하는 일렁거림 또는 간절한 설레임을,
굳이 뒷머리 잡고서 매정하게 주저 앉혀야만 한다는 생각이 무엇 보다 먼저 내친다.
한 순간도 배겨 내지 못하고 말이 많다... 스스로도...
감추어 두고 다소 곳이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슬그머니 꾸역 꾸역 토해 내고 내 비치어도 될 터인데,
어지러워 느닷없이 그 자리에 덜썩 주저 앉을 만큼 앞만 쳐다 보고 일렁거리는 숱한 낱말들을 토해내기에 급급했다는,
막급한 후회감이 뒷통수를 세차게 내리친다.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꼭 그 순간에 그 말을 입 밖에 해내어야만 한다고,
머리 위에서 가슴 속에서 아우성치는 그 말들이 감탄섞인 그 말들을 잊혀지기라도 할까봐 조바심 섞인 마음으로,
나는숨이 끊어지기라도 할 듯이 '그사람'을 향한 감탄어린 '사랑'의 말을 구가하고 있었다. "앞 말이 뒷 말을 낳고..."
말이 많다... 말이 많다... 말만 많다!
사람의 힘으로 거역해 낼 수 없는 굴뚝 같은 마음가짐에 순순히 따라서 그 '빛'과 그 꿈'만을 좇아다니고 있지만 서도,
그 '빛'과 그 '꿈'속에 교묘히 감추어진 쉽게 드러나지 않는 허황된 '꿈'을 무슨 볼썽 사나운 욕심처럼 갈구하고,
바라다 보고 있지 않나 하는 뒤늦은 후회가 선뜻 앞을 가로 막아 선다.
무엇엔가 이유도 없이 어릴 적 혼자 지나가야만 하던 골목길의 조마 조마한 마음이 뒤좇아 오고 있었듯이,
그런 형체를 알 수 없는 불분명한... 불안한 그릇된 마음이 기어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역시, 내 하도 많은 그 '그리움'마저도 "부질없는 설레임"으로 "신음 섞인 탄성"을 욕되게 하고 마는가...
"슬픔은 슬픔을 낳고, 감탄은 감탄을 낳는다 !"는 그런 말을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는데, 겨우 얼마나 지났다고,
나는 닿지 않는 슬픔에 꽉 목이 조여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그사람'은 "신음 섞인 탄성"이고, 감탄만을 연발하는 도체 "누구시길래" 인데...
'신'의 모습처럼 그 인연은 내게서 "접신"의 경지에 이를 것인데,
저 높이의 굴뚝 닮은 그 모습은 내 하도 많은 그 '그리움'에 힘과 용기를 무던히, 숱하게 안기고 있어 주고 있는데...
어찌 할까... 도체 어찌 하란 말인가...
슬픔이 이제나 저제나 도사리고 있던 독기마저 감추어 온 그 슬픔이,
결국은 그 모습 은근히 드러내고, 나는 손발 묶인 채 그저 정복당하고야 마는가...
정리하자... 반성하자...
돌덩어리 들어 발등 짓찧어 흥건한 핏물이 양말을 젖게 하고 급기야 바지 가랑이 빗물 젖어 오듯이 그렇게 하자...
말이 많다 ! 말이 많아...
그리고,
눈에 그득히 들어 차 있는 쓸데없는 반이성적인 그림자를 내 팽개치자...
이대로 주저 앉아 그 '그리움' 두고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험한 가시밭 길 - 내 곤궁한 처지도 망각한 채, 애써 모른 채, 오로지 그 '빛'과 그 '꿈'만을 좇아온 -마다 않은,
그 길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당장이라도 하늘에서 벼락이 내려와 금방 고꾸라질 지라도 도저히 그것 만은 안 된다.
여전히, 울먹거리면서 주먹으로 눈가를 연신 거칠게 훔쳐 내면서도 '그사람'을,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의 그 '사랑'을,
나는 생명처럼 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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