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기어이 손에 꽉 쥔 전화기가 어쩌지도 못해 닫히고...
메아리의 기나 긴 잔상처럼 귓전을 때리고 가슴을 요동치게 하던,
'그사람'의 목소리마저 희미해져 가면,
입은 굳게 닫혀지기만 하고 미동도 못한 채,
가슴에 무턱 대고 얹혀지는 다시 하나의 돌덩어리를 두려워 해야 한다.
험상 궂은 얼굴로 몰려 드는 한 여름날의 굵은 빗방울을 예고 하듯,
먹구름이 무심코 끼어 든다.
좀체로... 목을 조여 오는 숨가뿐 생각만이 예의 입술 깨물은 침묵을 첩첩하게 보태 준다.
(그곳으로 떠나는 기차역에서...)
'빨리 (그곳에) 가고 싶다 !' 고 만...
문득... 불현듯 무슨 기발한 생각이라도 나버린 듯이,
기차표 시간을 조심성 있게 확인하다 말고 눈에 띄게 몸을 앞으로만 더 세차게 내밀고 만다.
누가 등 뒤에서 떠다 민것도 아니면서...
허구한 날... 우여 곡절은 있다.
겨우 겨우 그 조금은 안 되어 보이는 우여 곡절을,
지난하게 지나쳐야만 하는 데도,
나는 기차를 타야만 한다. 나는 이 길을 가야만 한다.
이렇듯, 끈질기게 요동 치는 설레임과 일렁거림은 없었기 때문이다.
눈을 씻고 보아도 이제껏 '그사람'만한 설레임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사람' 일 뿐이다 !
그 밝고 빛나는 설레임은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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