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은,
저 빗물은 한동안 쉼없이 흥건해질 모양이다.
아무런 구애도 받지않고 어떤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김없이 발목까지 충분히 빗물에 잠졌다.
빗물에 하소연도 못하고 질컥질컥...
남다른 허름함과 초라한기분이 나란히 누가 시키지않아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빗물은,
저 빗물은 무엇인가에 화가 나기라도 한듯이,
어찌할 바를 모를 그 어떤 것에 무작정 쫓기기라도 하는 듯이,
부단히 거칠어지고 서슬퍼렇기까지 하는데...
"견우와 직녀"의 "오작교"는 빗물에 떠내려가면 안되는데...
손가락 걸고 약속은 하지 않았어도,
별빛 반짝이면 "칠월 칠석날에는 '그사람' 마주 닿아야만 하는데...
아무래도 좋지만...
앞다투어서 (구멍난) 가슴만은 빗물이 내려주지 말고 꼿꼿한 햇빛만이 소망이다.
허구한 날,
바람도 우격다짐으로 시시각각 날카로운 생채기만 긁고 가는데,
빗물도 빼먹지 않고 구멍난 약해빠진 너덜너덜한 가슴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온전히 발가벗고 빨래줄에 젖은 옷가지와 신발, 가방은 말릴 수 있지만,
줄줄거리는 흥건해진 가슴팍은 '그사람'만이 이부자리 홑이불처럼 토닥거려 줄 수가 있을 뿐이다.
그'그리움'은 딱히 그렇다.
사랑은...
비가 오고... 빗물내려 차창에 유리창에까지 서리면,
희끄무레한 시야가 불안하고 불투명해지듯,
손끝에 닿지 않는 안개더미 속의 시야와 구름 걷히지 않는 어리둥절함만이 이어지고...
이끌리듯 질질거리는 몽롱함이 아닐까.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는 뭉클함이 아닐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몽롱함이 아닐까...
그냥 주저앉고 마는...
(그럼에도)
숨쉬는 것 말고는 그'그리움'이 전부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어느 날 문득 구멍난 가슴은 깨진 유리조각처럼 한 조각 한 조각... 잘게 부서지기만 한다.
견디다 견디다... 성을 쌓고 성을 부수는 손등 위에 토닥토닥 쌓여진 모래성처럼,
손 안에 다소곳이 모아지지 않고 파편이 되는 절실한 그'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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