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낯선 곳...
여전히 coffee 의 숨겨진 아로새겨진 매력과 그것으로 인한 충만된 느낌에 맥을 못춘다.
낯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고 턱 고이고 고즈넉한 자세를 견지한다.
coffee 가 나를 지켜준다고...
키만큼 길쭉한 투명유리 너머로 영화 속의 분주한 "엑스트라"처럼,
사람들이 소리 알아채지 못하게 그려진 동선따라 지나치고 왔다 갔다 한다.
매번 똑같은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유리문의 투명성처럼 사람들을 타고 흐르는 바람결이 유연하고 정갈해 보인다.
다만, 다행인 것은 어딘가에서 사람들 불러 모으느라 분주하게 울려대는 종소리가 성당의 그것처럼,
우아한 기분을 조장한다. 붐-up!
바람이 휩쓸어 유리창 너머 저 바깥세상이 정갈해졌는가...
바람이 불고 만다. 가슴 어떡하라고...
들려오는 종소리의 종이라도 낚아채서 내가 바삐 흔들어 대고 싶다. 어지럽도록...
경주에 가면 천 년이나 묵은 슬픈 사연이 녹록히 스며 있는 "에밀레종"이 있고,
위고의 "노트르담의 꼽추"는 성당의 종을 두들겨 패는 심정으로 울리고 있었겠지...
오래도록 잔잔히 울려 퍼지는 성당의 종을 "카지모도"는 사랑하는 여인 "에스메랄다"를 흠모하며...
나 혼자 뿐인걸 아는가, 유리창 밖 저 종소리는 바람소리에 얹혀 오늘따라 우난히도 오래도록 여운 속에 울려댄다.
coffee는 식어가고...
"노트르담의 꼽추", 그도 가슴 속에 무한한 사랑을 풍었었다고...
......
잠시 전 지나친,
그야말로 선술집 속에서 띄엄띄엄 몇몇 남자들을 보았었다.
바람을 피하려 했을까... 이른 아침절인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가고 말아...
어깨위의 시름들을 가슴에 감추어둔 말못할 시련들을 단숨에 잊고자 털어내고자 술병을 마주 대했는가...
문득,
덩달아 낮술을 마셔야지 않겠는가... 훑고 지나치는 생각과 의욕을 부인하지 않는다.
"세상 어딘가에서는 해가 이미 졌겠지요..."
"낮술의 의미가 있을까요!" (서둘러 마시기로 하지요)...
낮술이 주는 경외감과 기피성으로 주저하는 누군가에게 세상 어딘가에서는 벌써 밤이 찾아 왔고...라는 이유가,
발랄하다고 두고 두고 대신해서 자랑을 떠든다.
바람을 피한다는 핑계로 낮술을 적극적으로 생각해 봐야겠다고 내심 북돋운다.
바람이 불고 말면 나... 그리고 두둥실 떠다니는 이내 가슴은 어쩌지...
38선, 휴전선 너머의 이산가족도 아니건만,
이미 스무 날째로 '그사람' 닿지 못하고 절절매며 산다.
비련의 여주인공의 최루성 눈물이 돋보이는 드라마나 영화는 이미 저리가라 호통친다.
눈두덩이도 퉁퉁 부어 있고,
목구멍은 서럽다고... 잠겨서 말을 채 잇지 못한다.
투명 유리창 밖, 세상의 소리내지 않는 온화한 풍경이 나를 지켜준다.
Morning coFFee도...
그리움 피해서 땅밑으로 자발적으로 자진해서 내려가지 말라고...
살아내야지...
"티파니에서의 아침"이아니더라도 지금 이곳의 바람과 생경한 영어 스펠링(spelling)과,
morning coFFee가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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