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떤 곳에서,
기적처럼...
산과 산이 알게 모르게 중첩되어 가는 공집합과 교집합의 신비스러움을 쳐다 보는데...
등 뒤에서 눈치채지 못할 기척의 '그사람'의 나를 사이에 두고서 '산 그림자'를 함께,
바라다 보았다. '세상에 다시 없을' 기적처럼...
분명, '그사람'이 등 뒤에서 내 뒷모습과 산 그림자 모두를 얼싸안고 품어 안을 듯 따뜻하게 서 있었다는 그런...
어느 날... 조금 더 정확성을 기하자면 거의 매일 매일,
하늘색이 삐죽뺴죽 건물들 사이로 햇빛 피해서 숨어든 그늘이 구분되고,
사이사이로 나는 머리 일부러 내밀고서 하늘빛 찾으려 애쓴다.
'그사람' 말고는 무엇이라도 가슴에 구겨 넣어야만 하겠기에, 기어이...
'산 그림자' 어느 덧 기억 속에서만 있었고,
등 뒤에는 '그사람' 숨소리 닮은 기척소리 조차 아득하고...
밤 길 - 골목길의 생뚱맞은 천진난만한 두려움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고 있다.
혼자 남은 두려움이...
뒤를 돌아보기가 정작 두렵고 눈앞에 드리워진 하늘색과 대비되는 그늘 조차 탁한 느낌이다.
언제, 어느 새 나는 혼자이지...
'그사람' 등 뒤에 꽆잎처럼 웃어보이지 않게 혼자 뿐이지...
'산 그림자'...
그런 노랫말이 들어 있음직한 기억 속의 노래가 흐물흐물 희미한 미소도 덩달아 흥얼거렸었다.
지금, 혼자서의 이곳에서도 햇빛 가리운 그늘만이 아주 가까이 정신차리도록 앞으로 나선다.
'산 그림자'...
'그사람'이 산의 풍요로운 미덕의 듬직한 너그러움 보다 훨씬 큼지막한 포옹으로 감싸안았었는데...
지금은, 겨우 눈 앞에 촛점잃은 시야에 바짝 무표정한 그늘이 대신 드리워져 있다.
우두커니 낯모를 사람들 속에서 유독,
'그사람'만의 무표정한 그림자라도 찾아 나서고 있다. 둔탁거리는 가슴으로라도...
산 그림자 평화스럽게 드리워진 그 날 그 순간에는,
가슴에 꽃밭이 펼쳐지고 나비 너울너울 거렸었는데...
빌딩의... 그래도 빌딩숲 그늘아래에서의 지금에는 소리없이 눈시울 붉어지고...
"나는 눈을 감았다. 손이 촉촉해졌다.
신경이 곤두서면 늘 손에서 땀이 나곤 했다."는...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감쌌다.
나는...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숨가빴던 '그사람'과의 황홀해졌던 "꿈 속의 사랑"이,
어제가 오늘... 그리고 내일도... 똑같이 꾸준히 이어질거라는,
"어림없는 상상"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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