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말들이... 가슴을 죄없이 두둘겨 팬다는...
겉도는 말들이 "분분한 꽃잎"처럼 휘날리고 만다는...
따라서 '서성거리다'는 우와좌왕하는 발걸음에만 적용되어지는 형용사인가. 그것에는,
가슴 속의 들들 끓어대는 일렁거림이 갈 곳 몰라 소리가 나도록 서먹서먹해진다는...
그런, 느낌도 하물며 포함되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서성거린다'는 그 말뜻은 어느 새 옆에 다가선 바람처럼 소리 소문 없이 마냥 고개 빼들고서 '저 쪽'만을 고대한다는
어느 초조함의 안타까운 형상은 아닐까...
멀고 먼 기다림 덕택에 가까스로... 그러면,
겨우 겨우 낱말 수 헤아려가며 '하늘 이야기' '날씨 이야기' 살갗을 파고 든다는 '계절 이야기' 등...
두 사람의 고유한 가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어요"......만이 맴맴 돌고만...
정작, 뭉클하게 쏟아내어져야만 했었을 숭고한 말들은 단 한 마디도 건네어지지 못한 채...
고개 돌리고서 생경한 말들만이 등짝을 후려치듯 재촉한다는...
바람개비처럼 돌고 도는...
논바닥 진흙탕에 빠져버린 자동차의 헛돌고마는 앞바퀴의 안간힘 만이...
소담함을 담았을 두 손을 펴보아도 텅 빈...
겉도는 말들이 그저 즐비한...
두려움 또는 가슴에 두 손 얹은 조마조마함만이 바위틈의 이끼처럼 잔뜩 끼어든...
어쩌면,
덕지덕지한 그'그리움'에 불성실해 보이는 그런 마음가짐은,
그'그리움'이 행여 소홀해지거나 밀리거나,
때로는 남 보기에 태연해졌다거나 하는 일말의 남다른 초조한 빌미를,
그'사랑'에게나 '그사람'께 비쳐질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우려와 염려스러움만이 다소 설득력을 지닌다.
그'그리움'은 그'사랑'으로 부터 "견고한 신뢰"를 받고 싶다는... 또는,
'그사람'으로 부터의 "엄청난 호응"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다는 허울좋은 소망만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빛을 받은 네 얼굴"... 이런 순간을 매일 아침 손 내밀어 아무런 거리낌 없는 공간 속에서,
만끽하고 싶다는 소망만이 빈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