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그사람'의 목소리의 황홀한 톤(tone)이, 억양이,
아장 아장 걸음걸이의 파장이 흔들리는 듯 하다.
아니나 다를까... 가까스로 답을 얻어 낸다.
"울적하다고..."
"눈물이 글썽거린다고..."
무슨 대단한 심미안을 지녔다고, 심독술을 터득한 것은 아니어도 가슴에 저미는 '그사람'은 유일무이하기에,
'그사람' 이 편치 않으면 여지없이, 내게 두려운, 그러잖아도 조바심 서린, 잠복해 있던 두려움이 인정 사정 없다.
그 '걱정'과 그'우울함'이 한 여자에게 잦아 들었어도,
그'걱정'과 그'우울함'이 한 남자에게로 - 두 사람이 함께, 나란히 짊어지게 된다.
그리고 자기 반성처럼 나는 그 '걱정'과 그 '우울함'마저 한여름날 차가운 목물 뒤집어 쓰듯이,
온통 뒤집어 써야만 한다. 나는 '그사람'의 '애물단지'이니까...
나뭇가지 심각하게 뒤틀리고,
가을잎 어지러히 제 멋대로 이리 저리 뒤뚱거리더니만,
그것마저 모자란지 잿빛 포도위의 쓰레기더미도 덩달아서 흩날리고...
눈도 마음도 어지럽히더니만...
그리 바람은 불어대고 철 이른 한기에 그만 굴복하라고 두 손 들고 항복을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물벼락처럼 뒤집어 쓴 마음구석은,
'그사람'의 울적한 눈물 글썽거리기까지 했을 그 무겁고 편치 않은 마음이 고대로 옮겨졌다.
세월이... 시간이 그믐을 넘어서일까... 그렇겠지...
휘영청 달빛은 아니었고, 그 모습 자태 또한 온전한 모양으로 내비쳐지지는 아니었다.
올려다 보고 몇 번이고 그리하여 쳐다 보아도...
쇠뭉치 달린 발걸음은 쉽게 앞으로 이어지지도... 내닫지를 못했다.
어쩜, 그 이슥한 시간 즈음의 총총한 별빛어린 그 하늘의 색감은 가슴 저미도록 초롱초롱 혼미하게 만드는가...
그럼에도,
온갖 빛 반대편의 가리워진 그늘이 심하게 방해하고 있음에도...
자기 반성어린 자책이 끝없다...
나는 '그사람'의 일상을 방해했을 수도 있다는 자기반성적인 자책감이,
그 날 오후에 전해져 온, 뒤집어 쓴,
'그사람'의 그'걱정'과 그'우울함'이 온통 옮겨져 왔고,
'그사람'은 도리어 "미안해요..." 나를 걱정했다.
이어지는 이를 악물은 나의 침묵...
어설프게 괜한 주먹질만 허공에다 내지르고,
누군가에게 흠씬 두들겨맞기라도 할 듯,
어딘가의 유리창을 산산조각 낼 듯이 돌팔매질의 환영은 기어이 다가선다.
주먹으로 입을 틀어 막고서 삼키고 ... 또, 삼키는 울부짖음과 발버둥은,
머뭇거림으로 숨을 멈추고야 만다.
'그곳의 일상'과 '이곳의 일상'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일까...
해는 아무 낌새도 없이 반복되는 시절인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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