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의 모든 것은 -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
지하철 한 구간만큼의 그 '그리움'의 거리가 아니어도,
그 모든 것은 병이 옮겨 내게 감염되기라도 하듯이 쉬지 않고 고스란히 옮겨 온다. 숨소리마저...
기쁨, 환희, 황홀... 이든,
슬픔, 고통, 먹먹함, 절절함... 이든.
'그사람' 이란,
그 '그리움'이란,
거울에 비친 언뜻 내 얼굴에 '그사람'의 얼굴이 그대로 중첩되어 박혀 있는 듯한,
그로 인해 화들짝 놀라 뒤로 냉큼 물러 설 뻔 하는 처량한 사정이다.
함께 할 수 없음이... 나란히 손 마주 잡지 못하고 있음이...
쓸쓸하거나, 처량하거나,
발 밑을, 발등을 쳐다 보는 내 마음이 그러했나...
침까지 흘려가면서 아주 보기도 힘겨웁게 다리를 절며 절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낯 모르는 사람을,
눈 깜박이지 않고 쳐다본다.
나는 저토록 치열하게 '사랑'했던가...
그 집념어린 회한과 반성, 그리고 두 주먹 불끈 쥔 결심의 아로새김이 새롭다.
그 '사랑'을 위한...
부지기수로 감격은 이어지고, 뭉클뭉클 솟구치는 격렬해서 가눌 곳 없는 그 '그리움'은,
영화 속의 제임스 딘(James Dean)이 환호하던 곡괭이로 하늘로 분출된 땅 숙의 석유이다.
'그사람'의 목소리마저 귓전을 무침히 울릴 즈음이면,
나는 입만 벌려 무엇인가 이야기 하고, 귀담아 듣는 줄 조차 잊는 듯 하다.
숨을 쉬고는 있지만, 엄습하는 공포에 질려 소스라치게 얼굴을 감싸는 것처럼...
눈을 질끈 감고 나서도 모자라서 손바닥을 다시 포개고 나서 눈을 일부러 감게 해 두어야만 한다.
어안이 벙벙하여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어느 경지에 다다른 그런 순간,
세상이 멈춘 듯 화면은 정지화면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서,
다만, 그 순간이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이어지기만을 학수고대할 뿐이다.
사랑은...
내 그리움은...
'그사람'은...
나는 '그사람'으로 도무지 듣도 보도 못한,
이루 감당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며 산다.
(의아하게) 정말 이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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